마지막부터 꺼내는 게 좋겠다. 인터뷰를 끝내고 집사의 배웅을 받았다. 신학교에서 상담학을 전공했다는 이 집사는 “교수님을 따라 이곳, 강북의 공릉동까지 이사를 왔다”고 한다. 그리곤 교회 개척을 도와 지난 4개월 동안 리모델링이며, 비품 구입에까지 힘을 보탰다고. 인자한 어머니의 웃음을 가진 집사였다. “교회 따라 이사까지 하신 게 대단하다”고 했더니 “그만큼 교수님 가르침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란다. 30년 가까이 신앙생활 하면서 품어왔던 궁금증들이 교수님의 교회사 수업을 들으면서 풀렸다고 했다. 새삼 떠오르는지 인자한 그 웃음이 얼굴 구석까지 번진다. 기사 좀 잘 부탁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런 집사를 둔 교회의 목회자는 얼마나 든든할까.
아직은 목사보다 교수라는 직함이 더 잘 어울리는 라은성 교수. 그는 교회사를 전공한 신학자로 최근까지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작년 11월, 서울 공릉동에 새롬교회를 개척했다. 여전히 여러 신학교 등에서 강의하는 교수지만 이젠 한 교회를 책임지는 목회자답게 기도와 묵상, 상담에 더 큰 부담을 느낀다. 그렇게 라 교수는 조금씩 자신을 교수에서 목회자로 바꿔가고 있었다. 제2의 인생이 시작됐다.
교회 이름인 ‘새롬’은 새롭다는 뜻인데, 개혁교회의 이상을 담아 지은 것이다. 그래서 영어 표기는 ‘Reformed Church’다. ‘개혁’이라는 단어가 다소 강한 이미지를 풍겨 고민끝에 ‘새롬’으로 대신했다. 되뇔수록 좋은 이름같다며, 하나님께서 영감을 주셨다고 흡족해 한다. 그를 따라 들어간 교회 내부는 비록 작지만 아늑한 느낌이다. 중세 교회의 아치모양 지붕을 본따 창문을 꾸몄고, 아담한 쉼터도 만들었다. 강대상은 단상 정중앙이 아닌 오른쪽에 배치했다. 중세 개혁교회의 전통을 따랐단다. 교회 슬로건도 칼빈 등 개혁자들이 외쳤던 ‘어두움 후에 빛’(post tenebras lux)으로 정했다.
이처럼 라 교수는 개혁교회의 전통과 정신을 잇고 싶어한다. 오는 30일부터 라 교수가 평신도들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교회사 아카데미’의 주교재 역시 칼빈이 지은 ‘기독교강요’다. “과거를 알면 오늘을 알 수 있고, 오늘을 볼 줄 아는 눈이 생기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생깁니다.” 개혁교회는 어떤 정신 위에 세워진 것인지, 종교개혁과 그 개혁을 이끌어 낸 신앙의 선배들의 가슴엔 어떤 신앙의 정신이 불타고 있었는지를 라 교수는 지금의 개혁교회 그리스도인들에게 전하고 싶어한다.
“사실 개혁교회는 개혁하는 것이 아닌 개혁되는 것입니다. 나 자신이 주체가 되어 다른 것을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체가 되고 내가 대상이 되어 나 자신이 개혁되는 것이지요.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말 역시 그러한 의미를 담고 있는 거에요. 그런데 요즘 보면 너도 나도 개혁이라는 말을 쓰지만 개혁 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나 자신이 하나님을 중심으로 개혁되었는가를 먼저 살펴야 해요.”
확실히 교수다운 현실인식이다. 그러나 그는 실천없는 지식인은 되기 싫었다. 그래서 목회를 결심했고 그 어렵다는 개척에까지 이르렀다. 그 어렵다는…, 그렇다. 요즘 개척한다고 하면 다들 힘들다고, 무모하다고까지 한다. 개신교인 수의 감소와 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의 추락, 몇몇 대형교회로의 수평이동이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닌 현실에서 개척은 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하지만 변화는 여전히 무모함에서 시작된다고 라 교수는 믿는다.
“오랜 세월 교수로 있다보니 어떤 외침과 구호, 신학적 연구만으론 종교개혁의 그 정신을 온전히 계승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으로 부딪쳐 말씀을 깨닫고, 그 깨달음을 다시 삶으로 살아내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 신학을 완성할 수 있는 길이라 믿었죠. 그러고보니 종교개혁자들은 모두 신학자이기 이전에 목회자였더군요.”
라 교수는 지난 2006년부터 교회사아카데미를 개설해 평신도들에게 교회사를 가르쳐 왔다. 건강한 교회가 되려면 다수인 평신도들이 알아야 하고 깨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철학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마땅한 장소가 없어 자주 옮겨 다녀야 했던 불편함도 교회를 개척한 후 없어졌다. 이젠 새롬교회에서 얼마든지 교회사를 가르치면 된다. 오는 30일부터 ‘교회역사와 기독교강요’를 제목으로 강좌를 개설하는데, 수강료는 전부 무료다. 매주 화요일 저녁(8시~10시)과 수요일 오전(10시~12시)에는 교회사를 가르치고 목요일 오전(10시~12시)과 저녁(8시~10시)에는 기독교강요를 가르칠 예정이다. 자신이 목회하는 교회에서 자신이 공부한 하나님의 역사를 전한다고 생각하니 라 교수는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개척하기까지 고민도 많았고 망설이기도 많이 했습니다.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나 하나가 무엇을 바꿀 수 있다고. 괜한 짓 하는 것이 될까봐 걱정이 많았죠. 하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하나님은 겨자씨에, 누룩에, 어부에게 역사하셔서 큰 나무가 되게 하시고, 맛있는 빵이 되게 하시며 거룩한 사도가 되게 하시잖아요. 어떤 프로그램이나 인간적인 방법에 치우치지 않고 오로지 복음만을 붙들고 목회할 계획입니다. 복음만 붙들고……, 허허 진부한가요? 누구나 다 하는 말이라고요? 하지만 어쩝니까. 그것밖에 없는데.”
아직은 목사보다 교수라는 직함이 더 잘 어울리는 라은성 교수. 그는 교회사를 전공한 신학자로 최근까지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작년 11월, 서울 공릉동에 새롬교회를 개척했다. 여전히 여러 신학교 등에서 강의하는 교수지만 이젠 한 교회를 책임지는 목회자답게 기도와 묵상, 상담에 더 큰 부담을 느낀다. 그렇게 라 교수는 조금씩 자신을 교수에서 목회자로 바꿔가고 있었다. 제2의 인생이 시작됐다.
교회 이름인 ‘새롬’은 새롭다는 뜻인데, 개혁교회의 이상을 담아 지은 것이다. 그래서 영어 표기는 ‘Reformed Church’다. ‘개혁’이라는 단어가 다소 강한 이미지를 풍겨 고민끝에 ‘새롬’으로 대신했다. 되뇔수록 좋은 이름같다며, 하나님께서 영감을 주셨다고 흡족해 한다. 그를 따라 들어간 교회 내부는 비록 작지만 아늑한 느낌이다. 중세 교회의 아치모양 지붕을 본따 창문을 꾸몄고, 아담한 쉼터도 만들었다. 강대상은 단상 정중앙이 아닌 오른쪽에 배치했다. 중세 개혁교회의 전통을 따랐단다. 교회 슬로건도 칼빈 등 개혁자들이 외쳤던 ‘어두움 후에 빛’(post tenebras lux)으로 정했다.
이처럼 라 교수는 개혁교회의 전통과 정신을 잇고 싶어한다. 오는 30일부터 라 교수가 평신도들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교회사 아카데미’의 주교재 역시 칼빈이 지은 ‘기독교강요’다. “과거를 알면 오늘을 알 수 있고, 오늘을 볼 줄 아는 눈이 생기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생깁니다.” 개혁교회는 어떤 정신 위에 세워진 것인지, 종교개혁과 그 개혁을 이끌어 낸 신앙의 선배들의 가슴엔 어떤 신앙의 정신이 불타고 있었는지를 라 교수는 지금의 개혁교회 그리스도인들에게 전하고 싶어한다.
“사실 개혁교회는 개혁하는 것이 아닌 개혁되는 것입니다. 나 자신이 주체가 되어 다른 것을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체가 되고 내가 대상이 되어 나 자신이 개혁되는 것이지요.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말 역시 그러한 의미를 담고 있는 거에요. 그런데 요즘 보면 너도 나도 개혁이라는 말을 쓰지만 개혁 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나 자신이 하나님을 중심으로 개혁되었는가를 먼저 살펴야 해요.”
확실히 교수다운 현실인식이다. 그러나 그는 실천없는 지식인은 되기 싫었다. 그래서 목회를 결심했고 그 어렵다는 개척에까지 이르렀다. 그 어렵다는…, 그렇다. 요즘 개척한다고 하면 다들 힘들다고, 무모하다고까지 한다. 개신교인 수의 감소와 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의 추락, 몇몇 대형교회로의 수평이동이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닌 현실에서 개척은 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하지만 변화는 여전히 무모함에서 시작된다고 라 교수는 믿는다.
“오랜 세월 교수로 있다보니 어떤 외침과 구호, 신학적 연구만으론 종교개혁의 그 정신을 온전히 계승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으로 부딪쳐 말씀을 깨닫고, 그 깨달음을 다시 삶으로 살아내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 신학을 완성할 수 있는 길이라 믿었죠. 그러고보니 종교개혁자들은 모두 신학자이기 이전에 목회자였더군요.”
라 교수는 지난 2006년부터 교회사아카데미를 개설해 평신도들에게 교회사를 가르쳐 왔다. 건강한 교회가 되려면 다수인 평신도들이 알아야 하고 깨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철학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마땅한 장소가 없어 자주 옮겨 다녀야 했던 불편함도 교회를 개척한 후 없어졌다. 이젠 새롬교회에서 얼마든지 교회사를 가르치면 된다. 오는 30일부터 ‘교회역사와 기독교강요’를 제목으로 강좌를 개설하는데, 수강료는 전부 무료다. 매주 화요일 저녁(8시~10시)과 수요일 오전(10시~12시)에는 교회사를 가르치고 목요일 오전(10시~12시)과 저녁(8시~10시)에는 기독교강요를 가르칠 예정이다. 자신이 목회하는 교회에서 자신이 공부한 하나님의 역사를 전한다고 생각하니 라 교수는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개척하기까지 고민도 많았고 망설이기도 많이 했습니다.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나 하나가 무엇을 바꿀 수 있다고. 괜한 짓 하는 것이 될까봐 걱정이 많았죠. 하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하나님은 겨자씨에, 누룩에, 어부에게 역사하셔서 큰 나무가 되게 하시고, 맛있는 빵이 되게 하시며 거룩한 사도가 되게 하시잖아요. 어떤 프로그램이나 인간적인 방법에 치우치지 않고 오로지 복음만을 붙들고 목회할 계획입니다. 복음만 붙들고……, 허허 진부한가요? 누구나 다 하는 말이라고요? 하지만 어쩝니까. 그것밖에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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