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순절 기간, 우리 교회는 저녁마다 성막에 대하여 살펴보며 예수님 수난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습니다.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살펴보는 성막의 교훈들은 많은 은혜가 되었습니다. 특히 진설병에 관련된 의미들이 새롭게 부딪쳐왔습니다.

진설병은 물론 생명의 떡이신 주님을 상징하며, 영혼의 음식인 하나님의 말씀을 상징합니다. 또한 예수님은 광야시대 하늘에서 내린 떡, 만나와 당신을 비교하시기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만나 외에 고기나 수박, 부추와 파, 마늘등을 구했을 때, 몹시 진노하셨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떡 외에, 땅에서 나는 고기나 채소를 간절히 구하는 저들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는 하늘에서 내려온 산 떡이신 예수님 외에 세상적이고 인간적인 것들에 매달리는 인생들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성소 안의 떡상에는 오직 진설병만 있었습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거하시기에, 성전으로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에도 오직 예수님에 대한 사랑과 믿음, 소망만이 채워져야 함을 의미한다고 보겠습니다.

제가 진설병에 대한 말씀을 나누던 저녁 예배를 드릴 때, 마침 제 몸은 상태가 많이 안 좋았습니다. 감기몸살의 증세로 고생하다가, 간신히 몸을 추스르고 강대상에 서자, 지금 이 시간, 누가 나를 위해 기도해줄까 하는 마음으로, 성전 안을 둘러보았지요. 그런데 그날따라, 제 몸의 상태를 아는 사역자들이나 중보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아무도 안 보였습니다. 정말 드문 일이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성도님들은 눈을 깜박이면서 기대에 찬 시선들을 앞으로 보내고 있는데, 제 건강을 위하여 이 시간 기도할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서글퍼졌습니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약해지나 봅니다. 정말 나는 혼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저는 진설병에 대한 메시지를 확신가운데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광야 시대,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만나로만 만족하기를 원하셨습니다. 만나에는 “광야인생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가 들어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한분만으로 만족합시다. 예수님은 우리의 인생광야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계십니다. 예수님이 우리의 전부가 될 수 있다면, 예수님은 당신의 전부를 우리에게 주십니다. 예수님 외에 누구를, 무엇을 의지하십니까? 예수님 외에 붙잡고 연연해하는 인간적인 것, 세상적인 것들을 내려놓읍시다.” 마치 그 날의 설교는 제 자신에 대하여 외치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성도님들이 각자의 기도를 드리는 동안, 찬양 팀은 계속하여 기름 부은 찬양과 연주를 올려드리고 있었습니다. ‘갈보리 산위에 십자가 섰으니 주가 고난을 당한 표라. 험한 십자가를 내가 사랑함은 주가 보혈을 흘림일세.......갈보리 산 십자가를 기억하는 찬양이 강대상에서 은혜롭게 흘러나오는 순간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의 모습이 제 앞에 보이며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주님은 십자가 위에 홀로 달리셨던 것입니다! 그 멸시와 능욕의 십자가를 주님과 함께 감당할 한 사람의 동역자도, 제자도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 허락하신 특별한 은혜중의 하나는 탁월한 사역 팀입니다. 세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귀한 동역자들, 중보자들이 곳곳에서 보석과 같이 빛을 발하며 아름다운 헌신으로 하나님과 성도를 섬기며, 또 부족한 목사를 늘 돕고 있는 교회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 동역자들은 제가 하나님께 항상 감사드리는 제목중의 하나이기도 하지요. 그러다보니, 제가 사람을 지나치게 의지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의 약한 순간에, 혼자임을 느끼게 하시면서, 주님 홀로 가셔야 했던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오직 예수로 만족하라는 주님의 따뜻한 음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외로운 광야 인생길이지만, 하늘에서 내려온 만나이신 예수님은 우리의 모든 것이 되어주십니다. 예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