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에 이어 남미 칠레에서 규모 8.8의 강진이 엄습하자 미국도 ‘빅 원’(Big One)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주말 새벽 칠레를 덮친 지진으로 1일(현지시간) 현재 7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구조와 복구 작업이 진행될수록 희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지진 취약지대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태평양 연안지역이다. 특히 인구밀집지역인 LA인근엔 샌 앤드리아스 지진대가 지나고 있어 칠레 참사를 지켜보는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남부에는 수백 개에 이르는 지진층이 확인돼 지질학자들은 이곳에서 '빅 원'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94년 LA 인근의 노스리지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 6.7에도 불구, 72명이 숨지고 8,700명이 크게 다쳤다.

이후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교량과 건물 등에 내진 시설을 강화하고 있지만 규모 7.5 이상의 '빅 원'이 터질 경우 안전도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칠레는 전국토가 태평양의 지진대에 속해 있다.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은 아이티와는 달리 지진대비가 가장 잘된 나라다. 그래도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해 미국도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미국서 ‘빅 원’이 찾아온 것은 300여 년 전이다. 1700년 태평양 북서 해안에서 규모 9.0으로 추정되는 강진이 발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쓰나미는 일본을 덮쳐 태평양 연안지역을 폐허로 만들다시피 했다.

지질학자들은 ‘빅 원’의 주기를 대략 500년으로 잡고 있다. 2,000년 이후가 이 주기에 해당돼 공포심이 일게 된 것이다. 한 전문가는 향후 50년 이내에 ‘빅 원’이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섬뜩한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박현일 기자, 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