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언로(言路)의 자유가 있느냐 하는 사람들에게는 대통령보고 강도라고도 해도 될 만큼 충분하다고 말 할 수 있겠다. 문제는 정치인이라 할지라도 언화(言禍)를 부를 말들은 삼가야 하겠는데 한국의 정계는 말의 춘추전국시대로 말 같지 않은 말들로 태산을 이루고있다. 은쟁반에 금사과와 같은 비유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거나 하다못해 개그해학으로 의표를 찌르는 재치를 보여주는 정치인들을 찾을 길이 없다.

이민자들도 왕짜증인데 내국인들이야 오죽하랴! 물론 미국이라 해도 예외는 아니다. 상원의 해리 리드(네바다) 민주당 원내대표가 사적인 자리에서 “미국은 흑인 대통령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면서 특히 오바마는 “밝은 색 피부(light skinned)에다 니그로 방언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해서 뒤늦게 거십거리가 되고 있다.

한술 더 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젊고 잘 생기고 제대로 선탠한 남자”라고 말했다 하니 정치인들은 동서를 막론하고 비유에 있어서는 막가파들로 충만하다 하겠다. 이토록 조롱거리가 된 오바마대통령이 퇴임을 앞둔 팀 케인 전 버지니아 주지사의 워싱턴지역 한 방송사의 ‘주지사에게 묻는다’ 라는 인터뷰에 “저, 워싱턴에 사는 청취자 배리인데요.”라고 깜짝 전화를 걸어 당사자와 청취자들을 즐겁게 하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과 절친한 케인 주지사에게 “북버지니아의 악명 높은 교통사정에 대해 불만이 있다”면서 농담조로 불평을 늘어놓기도 했다는데 사실은 자신이 신뢰해 온 케인 주지사의 퇴임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어서 “당신의 노고를 우리가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 말하고 싶었다”며 “당신이나 나나 훨씬 더 나은 사람(부인)과 결혼한 만큼 우리는 함께 서로 뭉쳐야 한다”는 농담도 나눴다 하니 이런 말들이 얼마나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말들인가!

‘배리’라는 이름은 오바마 대통령의 어린 시절 애칭인데 유년 시절 이후 배리라는 이름을 쓰지 않았지만 주지사를 놀라게 하기 위해 배리라는 이름으로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이런 여유가 미국을 미국이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링컨 대통령의 아버지는 제화공이었다. 대통령에 당선된 링컨이 취임연설을 하기 위해 의회에 도착했을 때 한 야당 의원이 빈정거렸다. "링컨씨, 당신의 아버지는 한때 내 구두를 만드는 사람이었소. 이곳에 있는 의원들 중 상당수가 당신의 아버지가 만든 구두를 신고 있소. 그런 형편없는 신분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아마 없을 거요." 링컨은 조금도 불쾌한 감정을 나타내지 않고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취임연설 전에 아버지를 기억나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제 아버지는 '구두의 예술가'였습니다. 혹시 아버지가 만든 구두에 문제가 생기면 내게 즉시 말씀해주십시오. 제가 잘 수선해 드리지요."

정치인들이여! 은 쟁반에 금 사과와 같은 말을 하고 싶다면, 번득이는 재치와 해학으로 상대를 설득하고 싶다면 성경 시편과 잠언과 전도서를 읽고 또 읽기를 권한다 이 책들은 비유의 교과서이다. 직유(直喩)가 되었든 은유(隱喩)가 되었든 간에 금과옥조(金科玉條)와 같은 지혜들로 충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