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 2010년을 맞이했습니다. 올해도 하나님의 축복이 여러분 삶 속에 가득하시어 살아가는 기쁨이 충만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새해를 맞이할 적마다 새해에 바라는 소망과 기원을 하나님께 아뢰고, 또한 가족이나 친구들과 서로 나누거나 자신에게 다짐하면서, 아울러 지나간 역사 속에서 특별히 기억하거나 기념해야 할 일들을 주목하는데, 특별히 올해는 햇수를 셈하는데 그 끝자리가 10자리로 끝나는 해인지라 새해를 맞이하면서 여느 해와는 좀 다른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올해는 우리나라 근대 역사에서 여러 가지 사건들을 기억하는 해라고 합니다. 일본에게 강제적으로 합병(1910)이 된지 꼭 100년이 되는 해이고, 해방 후 남북으로 갈려 같은 동족 간에 전쟁(1950)이 일어난 6.25사변이 발발한지 60년이 되는 해이며, 종전 후 어지러운 나라 정국에 팽배한 부정과 부패에 항거했던 4.19의거 50주년이 되는 해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5공화국 군부 정권에 항거한 광주 항쟁(1980)이 일어난지 30년이 되는 해이고, 새로운 천년이 시작(2000)된 지 1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올해는 우리 민족의 근대 역사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들을 기억하거나 기념하는 특별한 의미를 담은 해입니다.

이렇게 민족의 역사 속에서 특별히 기억해야 할 사건들을 꼽다보니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이 비단 민족의 역사만이 아니라 우리네 개인에게도 많이 있을거라는 생각합니다. 아마 여러분 중에는 올해가 다른 해에 비해 특별한 의미를 지닌 해일 것입니다. 어떤 이는 올해로 20살, 40살, 70살이 되기도 하고, 결혼한 이들 중에는 결혼한 지 10년, 25년 혹은 50년이 되는 해일 수도 있고, 미국 온 것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올해가 도미한지 20년, 3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할 것입니다.

올해는 우리 교회로서도 특별한 해입니다. 포토맥한인연합감리교회와 워싱톤선교교회가 워싱톤감리교회로 통합(1995)한지 15주년이 되는 해이고, 교회 건축이 지난 5년간의 모든 준비와 허가 단계를 마치고 시공하는 해이기도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 올해는 목회를 시작한지 35년이 되는 해이고, 우리교회 담임목사로 파송(1990)을 받아 사역한 지 꼭 2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위스칸신주 케노샤 한인연합감리교회를 섬기다가 감독의 파송을 받아 우리 교회에 부임한지가 올해 8월이 되면 꼭 20년이 채워집니다.

이렇게 올해가 민족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주어진 한해이기에 올해를 시작하는 마음이 새롭고 의미가 다르지만 한해를 시작하면서 신앙인으로서 우리 마음에 꼭 담고 새겨야 할 것은 다른 여느 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왔거나 앞으로 살아갈 삶의 환경과 여건은 달리진다해도 살아가면서 우리가 기준으로 삼아야할 삶의 기초는 언제나 같아야 하기에 새해를 시작하면서 이 삶의 기준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삶의 기준이란 것이 사람마다 좀 다를 수 있는 것이라서 한마디로 이것이라고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저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기준을 생각하면 ‘거룩’ ‘사랑’ ‘용서’ ‘축복’ ‘감사’ ‘기쁨’ 그리고 ‘평화’ 이런 말들이 떠오르고 이런 말들이 삶의 다림줄이 되어 살아가는 삶의 현상을 가늠할 적마다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 주곤 합니다. 이런 제 생각을 아름다운 시로 표현한 이해인 님의 ‘새해에는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를 나누면서 한해를 시작하는 바램으로 고백합니다.

평범하지만
가슴엔 별을 지닌 따뜻함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신뢰와 용기로써 나아가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월의 보름달만큼만 환하고
둥근 마음 나날이 새로 지어먹으며
밝고 맑게 살아가는
‘희망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너무 튀지 않는 빛깔로
누구에게나 친구로 다가서는 이웃
그러면서도 말보다는
행동이 뜨거운 진실로 앞서는
‘사랑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오랜 기다림과 아픔의 열매인
마음의 평화를 소중히 여기며
화해와 용서를 먼저 실천하는
‘평화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새롭게 이어지는 고마움이 기도가 되고
작은 것에서도 의미를 찾아 지루함을 모르는
‘기쁨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