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 중인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킹(Robert King) 대북인권특사가 “미국과 북한의 관계 증진을 위해서는 북측의 인권 개선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달 초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자료 수집차 한국을 방문한 킹 대북특사는 “인권을 놓고 볼 때 북한은 세계에서도 최악의 수준”라며 “북한의 상황이 충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인권이라고 강조하며, “북한 당국이 인권을 존중하는 태도를 더 크게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강력한 발언은 지난 월요일 북측이 오랜 적대 관계를 깨고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희망한다는 의지를 표명한 이후에 나온 것이라 주목이 되고 있다.

한편, 북한의 인권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가 또 한번 발표됐다. 미국에 본부를 둔 프리덤 하우스는 190여 국가의 인권 수준을 분석한 2010년 보고서에서 북한을 전 세계를 통틀어 개인의 자유가 가장 없는 나라로 지목했다.

12일 발표한 ‘2010 세계의 자유(Freedom in the world 2010)’ 보고서에서 프리덤 하우스는 정치적 자유와 시민권 보장 부문에서 북한에 각각 최저 점수인 7점을 매겨, ‘최악 중 최악(Worst of the Worst)의’ 인권 탄압 국가로 분류했다. 이 단체는 1973년부터 각국 인권 수준을 평가해 왔는데, 북한은 올해까지 38년 연속으로 최악의 인권 탄압국에 꼽히는 것이다.

보고서는 북한이 “마르크스-레닌 주의 단일 정당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지난 2009년 한 해 민간 시장 통제와 화폐 개혁으로 주민들의 경제적 자유는 물론 다른 영역에서의 자유가 축소되어 왔다며, 종전보다 점수를 더 낮게 부여했다고 밝혔다.

프리덤 하우스는 이 보고서에서 전 세계 194개 국가를 ‘자유국(Free)’ ‘부분적 자유국(Partly Free)’ ‘비자유국(Not Free)’으로 구분했는데, 이 중 47개국이 비자유국으로 분류됐으며, ‘최악 중 최악의’ 인권 탄압국에는 북한과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리비아, 수단, 미얀마, 소말리아, 에리트리아, 적도 기니 총 9개 국가가 선정됐다. 한국은 정치적 자유에서 최고 점수인 1점, 시민권 보장에서는 한 단계 낮은 2점을 부여 받아 자유국으로 분류됐다.

한편, 프리덤 하우스는 지난 4년 연속으로 전 세계에서 인권 상황이 악화되었으며 이는 보고서를 발표해 온 40년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인권 상황이 이처럼 지속적 후퇴를 보이는 것은 강력한 전제주의 정권들이 더 강성해지고, 국제 사회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