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에 어느 모임에서 1.5세 젊은 변호사가 차세대들이 가나안에 들어가도록 1세대들이 역량을 발휘해줄 것을 호소하여 박수갈채를 받은바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오늘날의 한인 여호수아들을 쉽게 찾을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필자는 워싱톤 청소년재단을 설립하고 그 기초를 다지는 일에 한 부분을 맡아 애쓰면서 차세대 리더를 세워 보려고 나름 애를 써보았으나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1세 이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묘책을 찾아보려 했지만 아직 그 해법이 없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차세대들이 1세대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바는 아니나, 그 많은 어필 보다는 진정으로 1세대들에게서 도제로서 배우고자 하는 차세대들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라 생각된다.

모세가 당시 출애굽 1세대 리더로서 한 일들이 많이 있지만 가장 큰 일은 여호수아와 갈렙같은 출중한 차세대 리더를 세워 이스라엘공동체를 생존, 융성케 한데 있다 할 것이다. 그러면 오늘날 모세와 같은 리더가 없어 여호수아나 갈렙같은 한인 공동체 차세대 리더들을 키워내지 못하는 것일까? 하는 자성과 아울러 오늘 한인 차세대들에게 호소하는 것은 모세없는 여호수아는 없다는 전제를 먼저 인정하자는 것이다. 모세가 없었다면 이스라엘의 정체성확립이 이루어졌을까를 생각한다면 그 당위성은 충분하다.

모세는 한 눈에 싹수가 있는 여호수아와 갈렙을 알아보고, 그들을 40년이나 시종(侍從)으로 훈련을 시켰다. 오늘날 한인 공동체의 차세대들은 일정기간 1세대 밑에서 도제 훈련을 받는 일을 찾아 볼 수 없다. 1세대들을 보수 수구세력으로 몰아 재빨리 해체시켜야 할 집단 정도로 생각하는 차원에서는 한인 공동체의 미래는 없다. 왜 그렇게 빨리 지도자가 되려 하는지 모를 일이다. 세월은 유수와 같다 하지 않는가? 애쓰고 기쓰지 않아도 차세대들이 한인 공동체의 리더가 되는 것은 코앞에 있다. 아니 어느 면에서는 이미 리더그룹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이러한 차세대들이 과연 진정한 한인 공동체를 주도할 만한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여 지지는 않는다.

교계도 마찬가지이다. 마치 차세대들인 1.5세대나 2-3세대 교역자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놓여 있고 심지어 사안별로는 물과 기름과 같이 겉도는 형편이니 한인교회의 공동 구원사역에 해를 끼칠뿐아니라 한인공동체에 영적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없다. 한번은 잘 나가는 1.5세 교역자를 방문하고 교계 현안에 대하여 피차 의논 하고 도움을 구하고자 했으나, 당찬 젊은 분의 설교만 1시간 가량 듣고 머쓱해서 돌아 올 수밖에 없었다.

1세대들의 간절한 염원은 차세대들이 한인 공동체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주류사회에 유대인들이나 객가인들처럼 살아남는 것이다. 그저 1세대가 노심초사하는 것은 1.5세대나 2세대들이 출세하여 가나안에 들어가 멜팅 팟이 된다면 한인 공동체의 미래는 없는 까닭에 미리 지도하고 훈수두고자 하는 것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