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톤 교계는 늦깍기 교회 성장바람이 불어 대형 교회들의 증축이나, 소위 제 2성전의 구입을 위하여 대 서진(西進)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건기(乾期)에 아프리카 『누』의 대이동을 따라 맹수들이 함께 따라가는 것과 비견된다.

현대교회가 안고 있는 폐해가 무작정의 교회 성장에 있음을 알고 수평이동의 교회 성장에 자성을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한국 교회에서 일고 있는 터에 어쩐지 역행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감출 수 없다. 물량주의 성장 고집은 결국 병든 교회를 양산함을 우리는 전 시대에서 충분히 배울 수 있었다. 그런데 물먹는 하마모양 왜 그리도 성장에 집착하여 정작 교회가 할 일에 대하여는 도외시하는지 알 수가 없다.

요즘 세상은 이런 교회의 시스템에 반하는 다운 시프팅이 한창이다. 다운 시프팅은 인생의 기어를 한단 내리고 의도적으로 천천히 가며 삶을 즐기는 방식이다. 조금 적게 벌고 삶의 순간을 음미하라는 것이다. 사실 어지러운 속도로 질주하다보면 주위의 들꽃, 지나는 이에게 눈길 가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잘 나가던 대기업의 중견사원들이 탈 도시를 선언하고 농촌으로 돌아가 자신의 삶을 다운 시프팅하는 일들이 지금 대거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도 어느 정도의 다운 시프팅이 필요한 때이다. 교회의 다운 시프팅 작업의 화두(話頭)는 건강한 교회이다.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조금쯤 속도를 생각하는 여유 그리고 주위를 돌아보는 관심이 필요하다. 한국 강동의 한 대교회가 급성장 할 때 이 두 가지를 생각하지 않았고 지금도 아랑곳없이 기어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그저 성장 일로로 달리고 있다. 그렇게 달려서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지!

어느 목사가 직원들을 모아놓고 훈시하기를 나는 결과만을 중요시하지 과정은 묻지를 않는다면서 교회의 성장을 독려했다는 말이 있다. 정말 과정을 무시하여도 좋은 성장인가? 예전에 일본을 방문한 등소평의 부인이 신깐센을 타고 가는데 한 관료가 속도의 자랑을 늘어놓자 이 대 부인이 한 마디 하였다. “그래 그렇게 빨리 달려 어디까지 가겠다는 건가?”

이제 제언(提言)한다. 가난한 이웃의 양 한 마리를 내가 무의식중에라도 훔치지 않았는가 걱정하면서, 내가 여리고로 내려가는 일에 너무 바빠 강도만난 이웃을 지나쳐 가지나 않나 살피면서, 굳이 기어까지 내리진 않아도 때론 브레이크도 밟아가면서 성장을 추구하라고 권하고 싶다. 차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하여 전 속력을 내기만 한다면 여행의 과정은 없게 되는 것처럼 교회가 성장만을 목표로 삼는다면 과정을 채점하시는 하나님 앞에 크게 불충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