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에서 가까운 The University of Alabama에서 힘들었던 박사과정을 마치고 논문만 남겨 놓은 김건우(36)씨.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두 살짜리 딸 채민이와 행복하기만 했던 그가 지난해 10월 골수 이형성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고 3주 만에 급성백혈병에 걸려 항암치료를 받는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골수이식만이 병을 고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만, 김건우 씨는 2대 독자이기 때문에 형제 중에 일치자를 찾을 가능성 30%도 기대하지 못한다. 골수암인 경우 전국골수기증협회 등록자 가운데 일치되는 사람을 찾아 이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한인들의 골수가 일치할 확률이 70%로 가장 높다. 하지만 약 740만 명의 등록자 가운데 한국인은 0.9%에 불과하며, 김 씨는 일치자를 찾지 못해 하루 하루 힘겨운 기다림 속에 살아가고 있다.

매년 미국에서는 1만 명 이상이 골수이식만이 유일한 치료인 병에 걸리며, 이중 70%는 가족이 아닌 비혈연 가운데 일치자를 찾아야 한다. 한인들의 경우 더욱 확률은 낮아 75%는 결국 일치자를 찾지 못해 항암치료 등으로 생명을 연장하다 죽음을 맞게 된다고 조형원 한인캠페인 담당자는 밝혔다.

지난 주말, 둘루스 H마트 앞에서 진행된 A3M(Asians for Miracle Marrow Matches) 골수기증자 등록행사에는 궂은 날씨에도 한인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졌다. H마트와 베스트바이, Geek Squad, 전국골수기증협회에서 후원한 이번 등록행사에는 각 기관에서 나온 봉사자들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조형원 코디네이터는 “골수이식하면 척추에서 빼기 때문에 아프다, 무섭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요즘에는 골반뼈에서 적은 양의 척추를 채취하는 방법과 수혈하듯 팔에서 말초혈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둘 다 채취 이후 곧바로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2만 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일치하는데, 전국골수기증협회 한인 등록수는 겨우 6만 7천명으로 일치 가능성이 매우 적다. 생명을 살리는 일에 한인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골수기증협회 등록 과정은 간단하다. 우선 한국어로 된 동의서를 작성한 후, 4개의 면봉을 이용해 입 속 약간의 조직샘플을 채취해 전국골수기증협회에 보내면 등록된다. 이후 어떤 환자와 일치될 가능성이 있으면 조직형이 정확히 일치되는지 알기 위해 추가적인 검사를 요한다. 이때 기증자는 검사에 응할지 결정할 수 있다.

조 코디네이터는 마지막으로 “지역교회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생명을 살리는 일에 동참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등록은 온라인 또는 전화로 할 수 있다. 문의 www.asianmarrow.org (888) A3M-HOPE ext116 (213) 625-2802 ext 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