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인 서경석 목사가 25일 자신의 홈페이지(http://suhkyungsuk.pe.kr/)에 ‘김대중 선생에 대한 세 가지 아쉬움’이라는 제하의 글을 올려 고인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서경석 목사는 이 글에서 먼저 “김대중 선생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동시에 김대중 선생에게 세 가지 허물, 내지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서 목사는 이같은 글을 쓴 이유에 대해 “이제는 남은 사람들이 김대중 선생이 안 계신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며 “그러려면 이제부터는 김대중 선생의 업적과 아쉬운 점들을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너무 비극적이다 보니 그에 대한 과도한 미화가 있었다며 “고인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실감하게 해주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서 목사가 밝힌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첫번째 아쉬움은 대통령직에 대한 집착. 서 목사는 이로 인해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후보단일화 실패, 지역주의 심화 등이 초래되었다며 “김대중 선생이 호남의 몰표현상을 원상으로 복귀시켜놓고 가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안타까워했다.

두번째는 햇볕정책에 대한 집착. 서 목사는 김대중 선생이 햇볕정책으로 남북화해의 물꼬를 텄다는 점을 인정한 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하여 우리 국민을 경악시켰을 때 김대중 씨와 열린우리당은 북한에 대해 변변한 분노조차 표시하지 못했다. 나아가 김대중 씨는 햇볕만으로 얼마든지 핵을 포기시킬 수 있다고 강변했다”며 “그리고 김대중 씨 지지자들은 북핵을 반대하는 것은 마치 전쟁을 택하는 것인 것처럼 왜곡선동을 했다”고 했다.

서 목사는 “돌이켜 보면 김대중 선생은 햇볕정책이 용도폐기 압력을 받는 것을 견디시지 못한 것 같다”며 “김대중 선생은 북핵폐기를 위해 이명박 정부와 협력하는 것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적절한 역할 분담도 하면서 이명박정부에게 힘을 실어주었어야 했다. 그러나 김대중 선생의 햇볕정책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이러한 협력을 불가능하게 했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마지막 세번째로 서 목사는 현재의 야당에 대한 집착을 꼽았다. 서 목사는 “이 점은 당 총재를 지낸 김대중 선생으로서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인 김대중 선생은 먼저 나라 전체를 생각해야 했다”며 “그러나 김대중 선생은 그런 생각은 없이 야당의 승리만을 생각하는 정파적 입장을 벗어나지 않으셨다”고 꼬집었다.

서 목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교원평가를 반대하는 전교조를 야단치지도 않으셨고, 과격한 쟁의를 일삼는 민노총을 비난하지도 않으셨고, 친북좌파가 FTA를 반대한다며 전남도청을 파괴할 때도 아무 말이 없으셨고, 좌파들이 광우병 촛불시위로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넣을 때에도 침묵을 지키셨다”며 “반대로 김대중 선생은 반(反) 이명박 연대를 강화하고 이명박 정부를 맹공하는 일에는 앞장을 서셨다”고 했다.

서 목사는 글을 맺으며 “김대중 선생을 추종하는 분들이 선생께서 못 이루고 가신 일들을 이루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그런데 햇볕정책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고 당근만으로 북핵을 포기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김대중 선생의 허물을 계승하는 것이 된다. 그것이 아니라 못 이루고 가신 것을 마저 이루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