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이트빌에 위치한 롤링힐스침례교회(담임목사 프랭크 머서)가 140만불 상당의 교회 건물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메트로 애틀랜타 대다수의 교회가 교회를 건축하고, 교회 내 스포츠시설을 완비하고 있는 이 때 교회를 매각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회건축에 많은 돈이 투자되다 보니 기존에 하고 있는 구제사역과 선교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됐다는 게 바로 그 이유다.

지난 10월, 담임 머서 목사가 교인들에게 “우리 교회의 목적은 교회 자리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비우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을 때, 전 교인은 “아멘”으로 화답했다. 아직 페이먼트가 1만5천불 가량 남아있는 교회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결정에는 교인 95명 찬성, 5명의 반대로 과반수가 교회 매각에 동의했다.

교회 매각의 결정은 담임인 머서 목사가 주도했다. 교회가 수적, 양적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이론을 주장했던 머서 목사는 지난해 뉴욕의 한 교회를 방문한 후 생각이 달라졌다. 교회 구입을 고려하고 있던 그 교회에서 한 교인이 “교회를 구입하고 나서도 구제사역이나 선교프로그램을 현 체제로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 한마디가 머서 목사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뉴욕에서 돌아온 후 머서 목사는 “나는 교회가 벽돌이나 회반죽이 되는 대신 그리스도의 피와 살이 되지 못할까 봐 두렵다”"며 섬기는 사명을 지닌 교회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건축이 소용이 없다는 주장을 폈다. 교인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교인 데이브 레비 씨는 “건물을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을 때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교회는 매각을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지원을 끊었던 선교사역을 다시 시작했다. 한 예로 멕시코 슬럼지역에 가정집을 수리해주는 일 등이다. 교인들은 홈리스쉘터를 돕는 일이나,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나, 커뮤니티서비스 활동에 활발해졌다.

교회성장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커트 프레드릭슨 교수(풀러신학교)는 복음주의자들 사이에 일어나는 이 같은 교회 운동을 “사회적 인식 개선의 역할(growing social consciousness)”이라고 명명했다. 프레드릭슨 교수에 따르면 전국 800개 이상의 교회가 교회에 가지 않고 커뮤니티서비스를 하는 ‘페이스 인 액션’ 주일을 지키고 있다. 프레드릭슨 교수는 “교회를 가지 않는 것 같은 행사를 하기는 쉽지만, 교회 건물을 팔고, 예배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롤링힐스교회 머서 목사는 “샬롯의 대형교회를 담임할 때 뭔가 잘못됐고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내 자신이 이 작은 교회를 살리지는 못했지만, 이 교회가 도리어 나를 살려줬다. 내 자신이 바로 고침을 받아야 하는 사람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