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前 미국 대통령과 단체 ‘엘더스(Elders)’가 종교계 지도자를 포함, 국가 남성 지도자들에게 “여성에 대한 차별적 선입견을 바꾸고, 남녀 평등을 위한 전격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넬슨 만델라에 의해 2007년 7월 창단된 ‘엘더스’ 단체는 코피 아난(前 미 사무총장), 데스몬드 투투(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하메드 유누스(그라민 은행 창립자) 등 12명의 회원으로 구성됐다.

이달 ‘엘더스’는 단체조직을 알리는 성명서에서 “전통성과 종교에 기반한 여성 차별은 받아들여 질 수 없다”고 피력, 여성 차별에 대한 강한 반발을 드러냈다. 또 이 단체는 “여성이 남성보다 덜 가치롭다고 생각하는 깊은 뿌리가 사회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이런 사고방식이 여성을 향한 폭력과 교육 및 고용권, 재산권, 커뮤니티 영향력 부진을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또 이 단체는 “선입견으로 여성들만 대가를 치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고통 받게 된다. 인구의 절반이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드러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주 지미 카터 前 대통령은 ‘엘더스’ 창단 목적에 관심을 끌기 위해 신문 광고를 영국 가디언 지(Guardian)와 호주 디 에이지(The Age)에 게재하기도 했다. 이 광고에서 지미 카터 前 대통령은 “지난 60여 년 간 남침례교 소속이었지만 2000년 남침례교회 컨벤션은 ‘고통스럽고 어려운(painful and difficult)’기억으로 남아있다”면서 “당시 컨벤션 리더들은 몇몇 성경구절을 인용해, 이브는 아담 다음으로 창조됐고 타락의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여성은 남성에게 보조적인 존재이며 집사(Deacon)나 목회자(Pastor), 군목(Chaplain)이 될 수 없는 것은 피할 수 없는(Unavoidable)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이런 구시대적 사고방식과 태도를 벗어버리자. 여성 중심으로 민주주의와 자유항쟁이 벌어지는 이란의 사례를 본보기로 삼자”고 주장했다.

많은 여성단체들은 이 같은 카터 前 대통령의 발언을 반겼지만, 추상적이고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해 개념의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젊은 기독교인을 위한 ‘레벨루션 포럼’으로 잘 알려진 벤 모더카이 씨(조지아대학교 엔지니어 학과)는 “지미 카터 前 대통령의 발언 중 ‘학대’나 ‘차별’ ‘평등권’ 같은 단어는 종교적 보수파와 남녀차별 의식집단을 동일하게 보게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이브를 창조하셨을 때, 이브는 아담의 돕는 자(helper) 즉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존재로 창조됐다. 만약 이브가 돕는 자라고 해서 열등하다고 생각한다면, 성령께서도 돕는 자로 이 땅에 오셨다는 구절을 보길 바란다.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 성령은 하나로 동등하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카터 前 대통령은 광고를 통해 “여성을 높이든지 아니면 복종시키든지 성경에 대한 해석의 여지는 다양하다. 그러나 후자를 선택하는 이들이 훨씬(overwhelmingly) 많다. 이것은 전세계적으로 퍼져있는 여성 학대를 막는 사회정의단체나 재단을 통해 증명된다”고 입장을 견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