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교육학과 조세핀 김 교수가 한인 2세 부모 대상 세미나를 21일 안디옥교회에서 진행했다.
“시험은 잘 봤니?” “밥은 먹었어?”

대다수 한국인 부모들이 사용하는 자녀와의 대화에는 감정적인 부분이 지나칠 정도로 결여돼 있다고 지난 주말(19-21일) 안디옥교회(담임 허연행 목사)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조세핀 김 교수(하버드대학 교육학과 교수)는 진단했다.

주일 예배 이후 ‘한인 2세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한 세미나’에 참석한 부모들은 세미나 내용에 깊이 공감하는 한편, 한인학생들의 우울증과 자살현상 비율이 월등히 높다는 수치 등이 발표될 때는 우려와 근심을 감추지 못했다.

한인부모의 감정적인 표현 결여현상은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다. 아는 것도 쉽게 풀어서 길게 대화하는 로우 컨텍스트(Low Context) 방식을 취하는 서구문화와는 달리 한국문화는 분위기상 알아듣는 것을 전제하에 대화하는 하이 컨텍스트(High Context) 방식이기 때문이다.따라서 밥 먹었니 같은 대화에서 한국 1세는 사랑을 느끼는 반면, 미국문화에 익숙한 한인 2세들은 오히려 무관심과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는 설명이다.

참석한 한인 부모들은 세대간 충돌로 발생하는 자녀들의 통계자료를 접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학생표본 조사에서 한국인 우울증 수치가 타 민족에 비해 월등히 높았으며, 특히 한국 남성이 타 아시아계 남성에 비해 우울장애 수치가 크게 높았다. 한인 여자 청소년들은 타 아시아계에 비해 가장 낮은 자존감 수치를 기록했으며, 한인 남자 청소년들 또한 가장 낮은 자존감 2위를 기록하는 등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수치들이 강연에서는 쏟아졌다.

▲세미나에 참석한 교인들의 태도가 진지하다.
이외에도 “명문대 코넬 대학의 아시안 인구 12% 중 최근 몇 년간 자살한 학생의 60%가 한인”이라는 사실은 참석한 부모들의 경각심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조승희 총격사건 당시 여러 언론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강사 조세핀 김 교수는 “조승희 같은 학생이 다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잘못.”이라며 “상담을 15년 간 해 오고 있는 본인으로서 매일 조승희 보다 더 심각한 학생을 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한인 부모 세대들은 자녀를 자신의 일부분으로 생각한다. 그만큼 자식의 성공과 외모에 지나칠 정도로 집착하게 되고, 조금이라도 남들보다 뒤쳐진다고 생각되면, 참지 못하고 아이들을 혼낼 때가 많다. 이로 인해 자녀들의 자존감은 날이 갈수록 낮아지고, 미국의 “자기 주장이 강하고 독립적인” 성향과 한인부모의 “통제” 사이에서 갈등을 겪으며 우울증은 날로 높은 수치로 기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면, 부모가 자녀의 학업에 대해 지나치게 간섭을 할 경우 자녀에게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과 ‘부모의 기대와 비난에 대한 스트레스’‘스스로 자신을 판단하는 능력이 저하되는 자기의심’ 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환자질병의 99%가 부모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녀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에 대해 비난할 때(예: 외모), 사랑을 표현하지 않을 때, 부모의 말과 행동이 모순될 때(예: 교회는 다니지만 그 삶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타내지 않는 기독교 부모), 아들과 딸을 차별할 때, 다른 자녀와 비교할 때 등 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부모의 자세’는 ▷(자녀에게) 자기감정에 대해 말하도록 격려하라 ▷지지하는(Supportive)환경을 만들어라 ▷사랑을 물질로 대체하지 말라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라 ▷자녀들이 학교 상담자 등의 도움을 받아 들이도록 격려하라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