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 글에서도 소개를 한 바 있는 구야쉬 라슬로 형제는 집시선교를 위해 헝가리에 와서 선교사역을 시작할 때에 가장 먼저 만났던 형제이기도 했고 그가 살고 있는 체펠 마을 그의 가정에서 가정교회를 처음 시작해서 지금까지 예배를 진행해오고 있다.

라슬로 형제가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폭력으로 교도소에 복역을 했던 적도 있었지만 그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면서 그의 삶은 변화되기 시작하였다. 이제는 샤로스파탁 개혁교회 신학교에서 목회자 과정이 아닌 전도자 과정(장로 연장교육, 성경교사 과정)에서 2년째 수학 중에 있고 본 선교회에서는 풀타임 사역자이지만 파트타임 정도의 사례를 지급하고 있다. 그의 아내인 아랑카 역시 체펠 마을에서 주부 기도모임의 리더로 섬기고 있는데 최근에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신약성경을 처음부터 요한계시록까지 필사를 하였다.

이곳 선교사역이 진행 중인 샤로스파탁 인근에서 라슬로 형제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비록 집시의 신분이지만 먼저는 복음을 위해서 또한 이웃을 위해서 수고하는 모습들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 체펠 마을에 이어 홀라스호목 가정교회 그리고 금년 상반기에 샤토러야우이헤이에 다시금 가정교회를 시작하는데 있어 많은 일들을 감당하였고 주중에도 여러 가정교회를 방문하여 예배를 인도하고 틈틈이 심방을 통해 그들의 어려운 삶을 살피면서 돕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도 막을 수 없는 열정
이렇게 열심히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또한 이웃을 위해서 수고하는 라슬로 형제도 경제적으로 그리 풍족하지 못하다. 그래서 어떤 일이라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일을 하고 있는데 뜻하지 않게 좋은 기회가 왔다. 이는 부다페스트에서 집을 짓는 공사가 있는데 두 달 정도 와서 일을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집을 짓는 일은 다른 일과 달리 일당이 많고 두 달 정도 일을 하게 되면 적지 않는 수입을 올리게 된다.

과거에도 라슬로 형제는 이러한 기회들이 있었는데 두어 달 정도 일을 하고 받은 급여를 통해 집을 고친다든지 중고차를 구입한다든지 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번 경우도 라슬로 형제에게는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참 좋은 기회였다. 라슬로 형제가 이러한 기회가 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묻기에 본인이 하나님께 기도하고 결정하라고 이야기를 해 줄뿐이었다. 설령 라슬로 형제가 부다페스트로 일을 하러 가기 위해 선교 현장에 없는 두어 달 동안 선교사역은 그리 어렵지가 않다. 이미 선교사역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본인이 정말 원한다면 보낼 수도 있는 형편이었다.

또한 선교회에서도 라슬로 형제에게 경제적인 어려움들을 모두 해결해 줄 수 있는 형편이 되지 않기에 라슬로 형제가 두어 달 동안 선교사역지에서 자리를 비워도 그리 반대할 형편은 아니었다. 또한 그의 가정이나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 또 다른 필요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럴 때에 본인이 단기간 수고해서 경제적인 필요를 채워줄 수 있다면 선교회 입장에서는 오히려 짐이 가벼울 수 있다.

여하튼 라슬로 형제가 부다페스트로 일을 하러 가든 가지 않던 본인이 결정을 해야 하는데 이야기를 꺼냈던 다음 날에 라슬로 형제가 찾아왔다. 라슬로 형제에게 결정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씩 웃으면서 자신의 경제적인 형편을 위해서는 좋은 기회이긴 하나 가지 않기로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비록 두어 달이기는 하지만 가정교회 예배를 드릴 때에 자신을 기다려주는 집시 형제, 자매들이 있어 그들이 마음에 결려 가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경제적으로 조금은 쉽게 갈 수 있을 터인데 라슬로 형제는 그렇게 결단하였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집시대표를 포기하다
그리고는 한 두 달이 지났는데 라슬로 형제는 몇 장의 서류를 들고서 아침 일찍 찾아왔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샤로스파탁 시에서 소수민족(집시민족)의 대표를 하라고 시장이 추천을 했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시청에서 신청서를 주어 가져왔다고 하였다.

이미 라슬로 형제가 자신의 민족인 집시들을 위해서 복음을 전하고 많은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던 모습들을 주위에서 봐 왔기에 시장이 직접 라슬로 형제에게 집시를 대표하는 자리에 세우려 했던 것 같았다. 전에도 소수민족(집시민족)의 대표가 부정을 저지르고 많은 사람들에게서 착취했던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내심 기쁘기도 하였고 라스로 형제가 이런 일을 감당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 적이 있다. 라슬로 형제는 자신이 보잘 것 없는 사람이었는데 하나님께 나아오니 생각지도 않던 자리에 자신을 세워주신다고 하였다.

그러한 일이 있고 난 후에 한 이틀 지난 후에 라슬로 형제가 다시금 찾아왔다. 그리고는 심각한 어조로 “집시대표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 이유를 물으니 처음 대표를 하겠느냐는 제의에 본인도 너무 기뻤지만 한편 생각을 해보니 집시대표로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는 없을 것 같고 그러다 보면 비난을 들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릴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많은 생각 끝에 집시대표가 되는 것을 접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집시대표라는 자리는 모든 집시들의 주거문제, 사회 복지 문제 등 집시민족과 시청과의 다리 역할을 하면서 여러 가지 이점을 누릴 수 있는 자리라는 것을 모두 알기에 서로가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애쓰는 자리이다. 금번에도 약 10명의 경쟁자들이 있었지만 시장이 라슬로 형제를 위해 특별한 요청을 하던 차였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더 높고 나은 자리에 올라가려고 노력을 하는 판에 라슬로 형제는 하나님 앞에서의 종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또한 집시대표를 하면서 복음을 제대로 전할 수 있을까 깊이 생각한 것 같았다. 그리고는 미련 없이 그 자리를 뒤로 하고 다시금 예전의 자리에 서 있다. 집시 대표라는 자리가 그에게 왜 매력이 없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 보니까 그의 결단은 참으로 귀히 여길 만 하였다.

얼마 전에 본 선교회는 샤로스파탁시로부터 홀라스호목 마을에 있는 건물을 예배당 목적으로 그리 크지 않는 56㎡(7m×8m)의 건물과 500여 평의 밭이 포함된 땅을 시로부터 무상으로 받았다. 건물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지붕과 건물을 수리하는 일, 페인트를 칠하는 일, 정원 잔디를 깎는 일 등 많은 일들이 있다. 선교회에서 그 분야의 기술자들을 불러서 수리하게 되면 일당만 지급하면 되는데 모든 일들을 라슬로 형제와 그의 아내 되는 아랑카 자매가 매일 홀라스호목 예배당으로 나와 땀을 흘려가면서 건물을 수리하고 페인트를 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건물수리를 하는 중에도 날씨가 심하게 변동을 부렸고 내부 수리와 일일이 손으로 타일의 묵은 때를 닦아내는 일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음에도 라슬로 형제와 그의 아내 아랑카, 그의 아이들까지 모두 함께 일을 도왔기에 예상보다 앞당겨 예배당에서 첫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그의 아름다운 결단의 결과로 주위에 많은 사람에게 위로가 되고 격려와 도전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은 눈에 보이는 것들을 내려놓는 훈련을 해 나가지만 언젠가는 더 큰 내적인 내려놓음의 시간들이 있을 것이다 그것 또한 더 귀한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 위한 라슬로 형제의 순종의 모습이 될 것이다. 라슬로 형제의 결단에 더욱 칭찬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Rev. Choi, Young & Anna (최 영 & 양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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