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구인 한기총이 WEA에 가입, 세계교회와 본격적으로 하나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미 세 차례 만남을 통해 협약식을 체결하고 공통분모를 확인했던 세계복음주의연맹(국제총제 제프 터니클리프, 회장 김상복 목사, 이하 WEA)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신형 목사, 이하 한기총)은 6월 9일 오전 11시 한기총 회의실에서 가입 서명식을 갖고 세계 복음화에 힘을 모을 것을 공식 선언했다.

3차례 만남으로 공통분모 확인… 터니클리프 총재 “역사적 순간”

8일부터 시작된 로잔 국제지도자대회 공동 준비위원장으로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터니클리프 국제총재는 이날 한기총의 가입에 축하와 환영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지난해 태국 파타야에서 개최된 WEA 총회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회장에 선출된 김상복 목사도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양측의 협력을 축하하기 위해 한기총에서는 WEA와의 관계에 물꼬를 텄던 이용규 직전회장과 함께 김운태 총무, 정연택 사무총장, 한기채 국제위원장, 권순직 서기, 김동근 회계가 참석했으며 WEA에선 고든 쇼웰 로저스 총무(Gordon Showell-Rogers, 유럽복음주의연맹)와 실비아 순 국장(Sylvia Soon, WEA 사무국)이 동행했다.

엄신형 대표회장은 환영사에서 “WEA 국제총재와 관계자들이 다시 한 번 방문해주신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하나님께서 이 자리를 통해 영광을 받으시고 더욱 큰 축복을 내려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김상복 목사는 “WEA는 서양에서 진화론과 자유주의 신앙이 일어나고 보편화되어갈 때 전통적인 복음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10개국에서 시작되었다”며 현재 한국을 포함, 131개국에 4억 2천명의 크리스천, 104개의 선교기관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 복음주의 연합체라는 점을 설명했다.

답사를 전한 터니클리프 국제총재는 그간 세계 선교 2위 국가로서 역량을 키워왔던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와 구체적인 협력관계로 맺어진 것에 대해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감격을 표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전 세계에 대단히 모범적인 본을 보이고 있다. 복음화를 향한 열정과 비전, 헌신을 가진 한국교회가 이번 기회를 통해 세계교회에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하며 “전 세계적으로 밀려오고 있는 엄청난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하나로 협력하자”고 당부했다.

이에 신임 총무로 선임된 김운태 총무 역시 복음주의 64개 교단, 21개 단체가 연합하고 있는 한기총의 역사성과 대표성을 소개하며 양 기구의 적극적인 협력에 의지를 전달했다.

이후 양측은 협약서에 서명하고 회원증을 전달해 공식 파트너임을 확인했으며 한기총은 방문단에 선물을 증정하고 오찬을 함께하며 우애를 다졌다.

한국교회, 전세계 복음주의 교회들과 한 목소리 내게 될 듯

▲가입식 직후 한기총 임원들과 WEA 방문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송경호 기자

앞으로 한기총은 WEA와 함께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주요 이슈들에 대해 복음주의 교회들과 함께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또 수 년에 한 번씩 전 세계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총회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25일부터 태국 파타야에서 ‘One Lord, One Body, One Voice’라는 주제로 열린 총회에는 전통적 복음주의 교단과 기독교 단체 공식대표 5백여명, 태국 지도자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종교와 자유, HIV/AIDS, 가난, 평화와 화해, 환경보존, 세계경제위기 등에 대응책을 발표하는 여섯 가지 중요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과격한 세속주의, 포스트모더니즘, 위축되어가고 있는 기독교, 영성, 인신매매, 이주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주님의 지상명령을 성취하는 데 도전에 직면하고 있음을 지적했으며 효과적인 복음 전파를 위해 WEA 리더십연구원을 발족시키기도 했다.

한편 1846년 영국에서 출발해 163년의 역사를 가진 WEA는 신학, 선교, 종교자유, 여성, 청소년, IT 등 여섯 개의 위원회 사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무국은 벤쿠버와 토론토, IT는 샌프란시스코, 언론 및 미디어는 워싱턴 DC, 유엔 관계 국제업무를 위해선 뉴욕 유엔 본부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