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동권리기관 세이브더칠드런은 전세계에 불어닥친 경제 위기를 타개하고자 곳곳에서 진행되는 경기 부양에 대해 “빈곤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좀 더 많은 재정이 우선적으로 투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은 주장은 세이브더칠드런이 최근 발표한 ‘Last in Line, Last in School 2009’ 리포트에서 밝혀졌다. 이 리포트는 세이브더칠드런 글로벌 캠페인인 분쟁지역 아동교육 지원사업 ‘Rewrite the Future’의 중간 결과물이며, 이 캠페인은 오는 2010년까지 4천만명의 분쟁지역 어린이들 중 8백만명에게 교육 기회를 다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리포트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경제 회복을 위해 지금까지 2조 달러가 넘는 금액을 쏟아붓고 있지만, 경제 위기로 더욱 위기에 빠진 아프리카 지역 등 전세계 빈곤지역에서는 빈곤의 대물림을 막기 위한 교육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이들은 “전세계 모든 어린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서는 90억 달러면 충분하다”며 “이는 앞에서 언급된 경기침체 회복에 사용되는 금액의 200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현재 아프리카는 경기침체로 올해 말까지 490억 달러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가정에서는 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자녀들을 학교에 계속 보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의 부아케에 거주하는 33세 그발리아 포파나 씨도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3명의 자녀를 계속 학교로 보내는 것에 어려움을 표시했다. “내 자녀를 포함한 모든 어린이들이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 교육이 자녀 양육에서 최우선 순위라는 것을 나도 잘 알고 있다”는 포파나 씨는 “하지만 어려운 경제상황 때문에 자녀 교육은 우리 가정의 세번째 순위로 밀려났고, 가난 때문에 자녀들이 굶주리거나 병에 걸린다면 더 이상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내 딸이 대학교까지 교육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분쟁 국가에서는 상황이 심각하다. 분쟁지역 어린이 3명 중 1명은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들의 수는 4천만명에 육박한다. 이 지역 지도자들은 경제 위기가 국가적 안정도를 하락시켜 교육을 비롯한 기본적인 서비스를 줄어들게 해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에게 교육이란 전쟁에 참가하지 않을 수 있는 합법적인 ‘기회’다. 남성들에게 학교 교육을 1년 더 받게 하는 것은 그들이 분쟁에 가담하는 확률을 20%까지 낮춘다. 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가난을 종식시킬 기회도 부여하게 된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김노보 회장은 “2010년 말까지 대한민국 인구의 2배인 9천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하루에 1.25 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극단적인 빈곤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음식을 줄 것인지, 아니면 학교에 보낼 것인지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노보 회장은 “특히 분쟁지역 거주 어린이들에 대한 지속적 교육 투자가 없다면 이들 국가는 빈곤과 분쟁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