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성령운동의 역사를 이끌어 온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이하 기하성)가 또 한 번의 지각변동을 맞이했다.

역사적인 대통합을 시도하다 지난 해 5월 다시 두 세 갈래로 나뉘는 분열 사이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들로 어려움을 겪던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 이영훈 목사, 이하 순복음교회)가 19일 ‘여의도(순복음)총회’라는 이름의 단독 총회로 출범했다.

순복음교회는 이날 오후 4시 반 교회 예루살렘성전에서 한기총 엄신형 대표회장, NCCK 권오성 총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약 1시간 30분 동안 총회를 개최했다. 총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비공개로 진행됐다.

여의도제1,2지방회가 함께한 이날 총회에서 여의도총회는 이영훈 목사를 총회장으로 선출했으며, 일체의 소송이나 정치적 논쟁을 피할 것과 앞으로 교단의 완전한 통합을 이끌어가겠다는 취지의 결의문도 선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의문에서 이들은 “2007년 10월 15일 역사적 대통합 선언대회를 통해 만천하에 통합을 선포했으나 특별법에 이견을 가진 교회들이 통합에서 이탈하여 기존 교단으로 돌아감으로 기하성이 온전한 통합을 이루지 못했다”고 내홍의 원인을 지적했다.

이들은 “이후 정쟁과 소송이 난무하여 순수 복음 사역에 여러 가지 지장을 초래하게 되었다”며 “일체의 소송이나 정치적 논쟁을 피하고 강력한 성령 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 시간 이후 독자적인 총회로 출발, 교단의 완전한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그동안 교단 통합을 위해 여러 방안을 타진해왔던 교단 최고 원로 조용기 목사와 ‘여의도총회’의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합측 산하 ‘지방총회’, ‘독자적인 총회’ 주장 엇갈려

하지만 ‘여의도총회’의 성격에 대해선 이견이 분분하다. 순복음교회 관계자는 완전한 독립총회라기보다는 기하성 통합측 산하 지방총회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현재 기하성은 지난해 통합 당시 ‘통합총회장 임기 3년’ 등을 골자로 하는 특별법에 대한 갈등으로 박성배 목사를 총회장으로 하는 기하성 서대문측과 조용기 목사의 동생이자 구 예하성 총회장이었던 조용목 목사를 통합총회장으로 하는 기하성 통합측으로 나뉘어 있다.

통합측은 지난달 2일 임시총회에서 ‘교역자 200명 이상, 교인 10만 명 이상’을 내용으로 하는 지방총회에 대한 헌법개정안을 통과시켜 순복음교회에 독자노선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내준 바 있으며, 19일 오전 은혜와진리교회 수양관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순복음교회의 지방총회를 인정하는 승인장을 교회측에 전달했다.

특히 통합측은 헌법개정안에 총회에 대한 지방총회의 상회비 납부를 명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순복음교회에서 상회비를 지속적으로 납부하기로 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서대문측은 지난 해 12월 원로 조용기 목사가 ‘헤쳐모여’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시점 이후 순복음교회가 지난 5개월 간 상회비를 어느 한쪽에도 일체 납부하지 않은 점, ‘여의도총회’ 총회장으로 선출된 이영훈 목사가 통합측 총회에 연이어 참석하지 않은 점을 들어 통합측에 속하지 않은 ‘독자 총회’ 성격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재 통합측은 교단 통합이 성사됐음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으나 이번 결의문에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가 온전한 통합을 이루지 못하게 되었다’고 지적한 것과 ‘상호 협력관계를 유지한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19일 통합측 정기총회에 이영훈 목사 대신 순복음교회 조직인 여의도제1지방회 회장 김정철 목사에게 지방총회 승인장을 수여한 점 등을 두고 순복음교회 내에서도 교회를 통합측에 가까이 하려는 측과 ‘독자 총회’를 주장하는 측에 갈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