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각을 다투며 바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아버지의 역할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인생의 전반전을 성공과 과업달성을 위해 달려왔다면 후반전을 앞둔 휴식시간 ‘아버지학교’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좋은 남편’ ‘자상한 아버지’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우리 주변에 변화된 아버지들이 오늘도 ‘주님 제가 아버지입니다!’를 외치며 살아가고 있다. 이들을 만나 변화된 삶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릴레이 인터뷰 네 번째로 편호장 형제를 만났다. 아버지학교에 가면 백발을 휘날리며(?) 앞치마를 두르고 부지런히 섬기고 있는 편 형제는 언제나 눈에 띈다. ‘남자들의 공간’이 필요해 만들게 된 아버지학교 사무실로 자신의 사업장을 내놓은 그는 6기를 수료한 이후부터 한번도 빼놓지 않고 관리팀, 영접팀, 회계팀, 행정, 찬양 등으로 봉사하고 있다.

“교회에서 같은 동역으로 섬기고 있는 이권열 형제님이 자꾸 아버지학교에 가보라고 추천하더라고요. 솔직히 ‘지금도 잘 하고 있는데 갈 필요 있나’ 싶어서 안 가려고 했는데 아내도 가보라고 자꾸 부추겨서 등록하게 됐어요. 아버지학교에서 받은 가장 큰 충격은 다른 형제들의 헌신적인 섬김이었죠. 그제야 나를 돌아보게 됐어요.”

다 내놓고 섬기는 것, 아무런 조건 없이 섬기는 것, 바쁜 중에도 자기 것을 내려놓는 것을 보고 도전 받게 됐다는 편호장 형제는 비로소 마음을 열고 말씀 하나 하나에 귀를 기울였다. 무엇보다 아버지의 변화를 보고 기뻐하는 것은 자녀들이다. 자녀들에게 습관적으로 해오던 것들에 문제인식을 갖게 되고, 무의식적으로 하던 것에 ‘STOP’사인을 받게 된 것.

“두 아이 모두 막 사춘기에 접어들어서 예민한 시기에요. 제가 아버지학교를 수료하고 봉사하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본 아이들이 더 친근하게 다가오더라고요. 가끔은 실수하거나 무관심 하면 ‘아버지학교 왜 다녀왔냐’면서 무안을 주기도 하지만…(웃음). 자꾸 봉사하는 것도 사실은 자꾸 옛 습관으로 돌아가려는 자신을 위해서 입니다.”

아버지학교를 강력하게 추천하는 이유를 묻자 본인과 가정, 부모님에게까지 미치는 ‘선한 영향력’을 꼽았다. 가정에 대해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고, 부모에게 배운 그대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한국 남성들이다. 먼저 본인에게는 무의식적으로, 습관적으로 행하던 것, 고정관념을 스스로 깨닫고 체험하게 하고, 아내와 자녀를 변화된 눈으로 보면서부터 가정이 변화된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을 길러준 부모님에 대해서도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 편호장 형제의 ‘아버지학교 자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