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금) 노스캐롤라이나 블랙마운틴에 위치한 은퇴선교사 마을에 때아닌 웃음꽃이 피어났다.

한국 기독교 TV인 CTS와 기독실업인회(CBMC)에서 한적한 마음을 찾아 은퇴선교사들을 초청해 한국의 재건을 위해 젊음을 바친 이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한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랙 마운틴 시내에 있는 장로교회에서 열린 행사에는 CBMC 애틀랜타 지회 표창선 전도사를 비롯해 워싱턴 등지에서 200여명의 한인들이 참석해 은퇴 선교사들에게 한국음식을 대접하고 감사의 메달을 증정했다.

행사를 기획한 워싱턴 기독교방송 김영호 회장은 “한국을 위해 청춘을 불사른 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CTS-TV에서 방영된 선교사 후손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어버이날에 맞춰 이번 행사를 추진하게 됐다고 한다.

이곳에 자리잡은 선교사들은 저마다 나름대로 한국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부례문’이라는 한글 명패를 달고 있는 마리엘라 프로보스트 할머니(87)는 부모가 일제시대 한국에서 선교사로 사역하는 동안 광주에서 태어났고, 그녀도 전주예수병원과 대구동산병원에서 간호사로 활동했다. 특히, 한국 전쟁 당시에도 한국을 떠나지 않고 환자와 전쟁고아를 돌보는데 헌신적으로 봉사하다 미국으로 돌아와 이곳에 정착했다. 프로보스트 여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11월 한국을 방문했는데 정말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 늘 한국을 사랑할 것이며 가슴에 새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로이스 플라워즈 린튼(83) 할머니는 유진벨 선교사의 외손자인 휴 린튼의 부인으로 ‘인애자’라는 한국이름을 가진 ‘한국사람’. 한국 전쟁 이후부터 94년 순천결핵재활원장으로 은퇴할 때까지 35년간 한국의 결핵퇴치에 힘써온 선교사다.

은퇴한 한국 선교사들과 자녀들이 이곳에 정착하게 된 것은 한국 사랑이 각별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부인 故 루스 그레이엄 여사가 고향인 이곳에 은퇴선교사들이 정착하도록 지원한 것이 시발점이라고 연합뉴스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