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갑 교수
콜롬비아 신학대학원에서 예배학 교수와 한미목회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는 허정갑 교수의 예배탐방 이야기를 싣는다. 미국교회를 중심으로 예배의 모습을 때로는 진솔하게, 때로는 날카롭게 전달하는 필자의 시각을 존중해 되도록 본문 그대로 싣는다. 탐방한 교회의 역사적인 배경이나 예배 모습 전달에 초점을 맞추고자 편집을 최소한으로 했다. 아래 글에 대한 모든 저작권은 한미목회연구소(www.webkam.org)에 있다. -편집자 주-

올소울즈 휄로십은 예전이 있는 교회이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2003년도에 디케이터시에 창고를 수리하여 개척한 교회로서 부활주일이 지나도 부활절 50일을 계속 강조하며 예배를 드리는데 10시45분이 되자 7명의 밴드가 소프트 록 스타일의 찬양을 인도한다. 드럼도 브러시 스트로크를 사용하여 매우 예민하고 신중하게 연주하며 200명 회중의 찬양소리를 덮지 않는 은혜로운 찬양인도를 한다.

▲ⓒ 올소울즈 휄로우십 홈페이지
직사각형의 블랙박스 형태의 연극무대와 이동식 의자로 구성된 예배실에는 스크린과 인쇄된 주보를 둘 다 사용하는데 회중의 대부분은 정면의 스크린을 바라보며 예배한다. 예배의 첫 부분이 죄의 고백과 용서의 선언을 비롯한 전통적 예전부분이 현대식 찬양과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찬양 또한 잘 알려진 전통 찬송가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와 여러 가지 악기소리의 반주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예배인도자들의 의상과 예배 공간은 현대식 디자인과 조명으로 무대설치를 하였고 성례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암시하고 있다. 오늘 예배에 유아세례가 있음을 본다. 담임목사가 아닌 부목사가 세례에 대한 성서 신학적 설명과 함께 하나님의 언약, 성례전, 사인, 및 상징의 순서로 안내한다. 세례받기 위하여 젊은 부부가 돌이지난 어린 딸을 안고 나오는데 어린아이가 떼를 쓰며 잘 협조를 하지 않지만 물을 머리에 적시는 순간부터 조용해짐을 바라본다.

▲ⓒ 올소울즈 휄로우십 홈페이지
광고 후, 평화의 인사를 이 교회는 커피타임으로 갖는다. 약 8분 동안 서로 교제하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완전히 사방으로 흩어져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 자유로운 대화를 한다. 예배드리다 말고 갖는 브레이크 타임과 같다. 회중들은 입구에 있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있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사람들과 인사하는 사람들, 그 모습이 매우 다채롭고 자유롭다. 예배 중간인 이 평화의 인사시간에 담임목사와 짧게 나눈 이야기는 이 교회는 지역교회라기 보다는 독특한 성격의 젊은이들의 교회임을 강조하며 멀리서도 출석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 올소울즈 휄로우십 홈페이지
머리털을 깨끗이 밀은 대머리에 양쪽 귀걸이를 하고 턱밑에 염소수염을 기른 담임목사는 교회교단이 PCA 장로교회에 속하지만 보수교단 측에서는 좌파에 속하며 PCUSA 교단안의 보수 측 우파에 속한 교인들이 여럿 있다고 한다. 담임목사는 모터사이클과 브랜드 시가를 즐기며 예배음악을 담당하는 부인과 사이에 3자녀를 두고 있다.

교희는 마르타 기차역 옆에 위치한지라 조오지아 텍을 비롯한 인근의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교인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한 교인에게 이 교회에 나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설교, 음악, 그리고 교회가 강조하는 사회정의가 좋다고 한다. 이 여인은 구체적인 예를 들며 성매매와 유흥업종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위한 이 교회의 사역을 설명한다.

교회주보가 특이하다. 주보에는 예배순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작은 글씨로 해설을 달고 있다. 마치 각주가 딸린 논문과 같은 형식으로서 교회를 처음 찾은 사람들을 위한 친절한 배려의 안내라고 한다. 설교는 성만찬을 주제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향하고 있다. 존재론적과 종말론적인 신학을 바탕으로 설교자는 성례전적인 삶에 대한 신학적 방법론을 전하고 있는데 부활하신 예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심을 강조하며 주님의 식탁으로 초청한다. 그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첫 번째 열매되심을 설명하며 약속된 가나안 땅을 향한 새 언약을 표시하는 첫째 열매를 맛보게 하시는 예수님과 그의 몸에 참여하는 잔치의 향연임을 선포한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따라가는 우리들 또한 부활을 믿는 신앙인의 삶을 말하고 있다.

누가복음 14장의 혼인잔치에 모두 참여하기를 원하시는 주님의 초청에 응하는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백성에게 초대된 이 잔치를 선포하는 것이다. 이 식사는 마술도 아니고 그저 기념하는 식순도 아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의 임재를 기리며 주의 죽음과, 주활, 그리고 재림을 선포한다.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를 떠나신 것이 아니라 함께하시며 다시 오심을 약속하신다.

‘만인영혼의 교제(All Souls Fellowship)’라는 교회이름답게 전통과 현대의 어우러짐이 자연스러이 조화되어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잘 자리 잡은 교회예배이다. 식탁으로의 초대는 부활의 예수를 믿는 사람들에게만 제한됨을 경고하며 설교자는 성만찬 기도를 인도한다. “주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떡을 가지사 ….” 제정사로서 유대교의 유월절 식사가 아닌 새로 제정된 예수님의 약속을 선포하는 기도를 드린다.

▲ⓒ 올소울즈 휄로우십 홈페이지
깜짝 놀란 것은 이교회에서는 매 주일마다 아니, 예배 때마다 성만찬을 집례 한다. 개혁신앙을 주장하는 캘빈의 후예로서 매주 성만찬을 거행함은 흔치않은 일이다. 캘빈은 성만찬을 매주 지킬 것을 주장하였지만 제네바 시의회가 이를 거부하고 1년에 4번으로 낙착하지 않았던가? 이 교회는 매주 성만찬을 지키는 교회가 되기를 개척 초기서부터 실천하고 있다. 회중은 떡과 잔을 다양한 방법으로 나누고 송영을 노래하며 성찬 후 기도를 드린다.

예전과 교회전통을 무시하는 한국과 미국의 개신교 젊은이교회 답지 않게 이곳은 성만찬과 세례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귀한교회의 예배임을 경험한다. 열린 예배 및 경배와 찬양 스타일을 주장하는 예배인도자 및 찬양팀들에게 어떻게 예전과 교회전통을 이어가며 새로운 교회예배의 모습을 추구하는지 고민하는 자들에게 방문을 꼭 권하고 싶은 젊고 새로운 교회예배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