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5년 미국 남북전쟁 직후 어네스트(Ernest)라는 소년은 어머니로부터 마을 앞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있는 사람 형상의 ‘큰바위 얼굴’에 관한 얘기를 듣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언젠가
큰바위 얼굴을 닮은 위대한 사람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전설이 있었으나 아직 그 사람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어네스트는 하루에도 몇 시간씩 큰바위 얼굴을 쳐다보며
큰바위 얼굴을 닮기 위해 애씁니다. 긴 세월이 지나 노년의 나이가 된 그가 전도사로서 평소처럼 동네 사람들에게 설교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의 모습을 본 한 사람이 소리 높여 외쳤습니다. “보시오! 어니스트야말로 큰바위 얼굴과 똑같습니다.” 이 이야기는19세기 미국의 소설가 나다니엘 호손(Nathaniel Hawthorn)의 단편 소설 ‘큰바위 얼굴’(The Great Stone Face)의 내용입니다.

중국의 공자의 사상을 이어 발전시킨 인물인 맹자가 있습니다. 그는 B.C.4세기의 사람으로서 당시 추나라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편모슬하에서 자랐습니다. 맹자의
어머니 장씨는 처음에 공동묘지 부근에 집을 얻어 살았는데 맹자가 이웃 아이들과 어울려 사람이 죽어서 땅에 묻히고 또는 땅에 엎드려 대성통곡하거나 제사지내는 흉내를 내면서 노는 것을 보고 자식을 기를 곳이 못 된다고 생각하여 시장 옆으로 이사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맹자가 아이들과 장사하는 흉내를 내면서 놀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글방 부근으로 집을 옮겼더니 마침내 맹자가 책 읽고 글 배우는 일에 열중하며 어른을 공경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맹모삼천지교, 즉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를 교육시키기 위하여 세 번 집을 옮겼다는 말이 생겨난 것입니다.

중국의 역사서인 <삼국지>는 후한국이 몰락하는 2세기 말부터 위나라, 촉나라, 그리고 오나라가 세워져 서로 다투다가 서진국에 의해 중국이 통일되는 3세기 후반까지의 역사를 기록한 것입니다. 그 서진국의 역사가인 진수(Chen Shou)에 의해 기록된 삼국지를 필자는 어린 나이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두고서 닮고 싶은 인물형에 대하여 친구들과 토론하곤 하였습니다. 어린 시절의 필자에게는 세계위인전집과 같은 책들은 재미있게 읽은 책으로서 많은 꿈을 갖게 하였습니다. 위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자라는 아이들은 닮고 싶은 사람을 생각하곤 합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아이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위인들 중의 한 사람을 말하곤 합니다. 그 존경한다는 말에는 그 사람을 닮고 싶다는 의미를 담은 것입니다.

유럽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그리스의 북부지방을 마케도니아라고 부릅니다. 그곳에는 그 나라 제2의 도시인 데살로니키가 있습니다. 성경 속에도 데살로니가로 그 이름을 남기는 그 도시에 2천년 전에 사도 바울에 의해 기독교 공동체인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그들의 소문은 멀리 남부 아가야지방까지 퍼졌습니다. 그 소문은 그들이 예수님을 본받는 자들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본받는 자(imitator)란 행동과 삶을 따라하며, 그 상대를 닮고자 하는 자를 말하는 것입니다. 고대 안디옥(Antioch)이라는 도시에서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이 처음으로 등장하였습니다. 그 도시의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그렇게 불렀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란 그리스도의 제자됨을 말합니다. 제자는 스승을 배우고 닮으려고 노력합니다. 사랑과 존경은 그 대상을 닮기를 원하게 합니다. 우리는 인생길에서 만나는 사람의 영향을 받습니다. 불평하는 사람을 만나면 불평이 늘고 감사하는 사람을 사귀면 감사가 늘게 됩니다. 영어로 이미테이션(Imitation)이라는 말은 무엇을 모방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따라서 행동하거나 닮으려고 하는 것을 말하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는 누구를 닮기를 원하는지, 그리고 누구를 닮아가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볼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