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폐지 운동을 벌여 온 문장식 목사(기독교사형폐지운동연합회)가 강호순 사형 구형과 관련해 “형법상 사형제도가 아직 폐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형을 선고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사실상 사형폐지국 지위를 갖고 있으므로 (사형을)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문장식 목사는 최근 연쇄살인범의 잇따른 검거로 사형 집행에 대한 여론이 높아진 것과 관련, “여러 사람을 죽이면 사형을 집행하고, 한 사람을 죽이면 사형을 집행하지 말아야 하는가”라 반문하며 “죄는 미워해도 ‘하나님의 형상’인 사람의 생명을 미워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생명존중의 차원에서라도 사형은 집행돼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문 목사는 “현재 전세계에서 138개국이 이미 사형을 폐지했다”며 “이들 나라에서 끔찍한 살인이 일어나지 않아서 사형제도가 폐지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형은 또 하나의 살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유엔에서는 사형 선고는 내려도 집행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의안이 통과됐지 않느냐”며 “물론 구속력은 없지만, 우리나라는 현 유엔 사무총장의 모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