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갑 교수
콜롬비아 신학대학원에서 예배학 교수와 한미목회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는 허정갑 교수의 예배탐방 이야기를 싣는다. 미국교회를 중심으로 예배의 모습을 때로는 진솔하게, 때로는 날카롭게 전달하는 필자의 시각을 존중해 되도록 본문 그대로 싣는다. 탐방한 교회의 역사적인 배경이나 예배 모습 전달에 초점을 맞추고자 편집을 최소한으로 했다. 아래 글에 대한 모든 저작권은 한미목회연구소(www.webkam.org)에 있다. -편집자 주-

올해 65회째를 맞는 스톤마운틴 지역교회의 연합행사인 부활절 새벽예배는 애틀랜타의 명물인 돌산(Stone Mountain)의 정상과 Robert Lee장군의 동상이 새겨진 연못 앞 잔디광장 두 장소에서 동시에 열리었다. 새벽 6시30분에 시작된 예배는 아침 해가 올라오는 7시 15분경 마치었다. 정상은 약 1,500명이 모이고 베이스에는 약 300명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었는데 좋은 날씨에는 전국각지에서 만여 명이 운집하는 소문난 집회이기도 하다. 오늘의 날씨는 맑았지만 매우 추운 온도로서 바람이 심하게 부는 산위에는 영하의 체감온도를 느끼었다.

▲ⓒ한미목회연구소
많은 사람들이 담요와 슬리핑백 및 캠핑가방들을 짊어지고 모였는데 예배순서는 간단한 예식으로서 환영의 인사와 예배의 부름, 개회기도, 찬송, 서신서 봉독, 음악순서, 마가복음 16장 봉독(교회연합행사인지라 Lectionary본문을 따르고 있다), 설교, 찬송, 축도의 순서를 지역교회 목회자들이 나누어서 진행하였다. 특별히 두드러진 예배의 모습은 이 모임이 공공시설 즉 유료공원을 장소로 범교단적인 목적으로 일 년 중 유일하게 이른 새벽에 모이는 부활절예배라는 것이다. 이 이른 아침시간에 세계 각 지역마다 교회연합예배가 이루어지지만 돌무덤을 상징하는 거대한 돌산 위에서 드리는 예배는 아마 유일하리라 생각된다.

덴버에 위치한 감리교 재단의 아일리프(Iliff)신학대학원의 김은주 설교학 교수는 여성신학자의 관점에서 기독교 첫 설교자는 부활절 아침에 예수님의 부활을 제자들에게 가서 알린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 그리고 살로메- 로 언급하고 있다(막16:1-8). 여인들은 이를 제자들에게 알게 하려고 달음질하였음을 마태는 28:8에서 기록하고 있는데 사실 고린도전서 15:3-12에 기록된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예수님께서 게바에게 제일 먼저 나타나심을 전하고 있으며 누가는 24:12에서 베드로 또한 달음질하여 빈 무덤을 확인하였음을 전한다. 급한 마음에 뛰어 오느라 흘린 땀과 숨을 몰아가며 부활의 소식을 전하느라 애쓰는 그 모습을 그리며 세계에서 가장 큰 화강암을 자랑하는 애틀랜타의 명물 스톤마운틴을 오른 것이다.

▲ⓒ한미목회연구소
정상을 향하여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지만 예배 후에는 1.4마일을 걸어서 내려오며 수많은 학생 및 주민들로 구성된 삼삼오오 짝지어 걷는 일행들과 함께 하였다. 걸으며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이 엠마오를 향하는 두제자의 모습을 연상시키었다. 또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밤길을 손전등에 의지하여 이 길을 올라가서 예배를 준비한 사람들의 수고를 생각하니 감사한 마음이 든다. 아울러 부활절 예배를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끼리 다정하게 서로의 삶의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리는 모습을 보며 우리와 함께하시는 부활하신 예수님과 영원히 동행하는 사람들의 삶이되기를 기도하였다. 눈이 가려져서 함께하시는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는 인생의 삶이 아니라 밝아진 눈으로 함께 떡을 떼시고 축사하시며 함께하시는 예수님을 모시는 부활의 신앙을 말한다. (요24장)

이곳 스톤마운틴은 미국 남북전쟁의 역사 속에서 남군의 마지막 보루요새로 사용되어졌고 얼마 전까지도 KuKluxKlan백인우월주의자들의 대회장소로서 사용되어진 인종차별의 장소이다. 로버트 리장군의 동상이 암벽위에 영구적으로 새겨진 것도 남부지역의 영웅을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여름저녁마다 행해지는 레이저 쇼를 통하여 또 하나의 남부지역의 영웅인 흑인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목사의 이미지가 투영되고 있다. 이것이 부활의 신앙이라고 믿는다. 서로 하나 될 수 없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엮어지고, 서로를 용서하며, 같이 기도하고, 예배함이 부활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의 참된 모습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한미목회연구소
어둠을 뚫고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며 애틀랜타지역을 내려다보는 이 부활절 아침의 경건한 시간이 있기에 추운날씨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은 해를 거듭하며 이 장소에 모이는가 보다. $8의 주차비와 $5의 캐이블카 이용비 없이 누구든지 올 수 있는 장소라면 더 많은 이들이 부활절 아침에 모이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