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케냐에서 일하는 한 선교사가 쓴 책 <들어 쓰심>이라는 책에는 그곳에서 한국인 선교사가 겪은 많은 에피소드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케냐의 마사이족은 축복하며 반기는 인사는 상대의 얼굴에 침을 ㅤ뱉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그 얼굴에 침을 뱉으며 축복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물이 귀한 곳이어서 몸에서 나오는 침도 귀하게 여기어, 귀한 것을 준다는 의미에서 그런 풍습이 생긴 것입니다. 선교사의 얼굴에 침을 뱉자 그 풍습을 알지 못하는 선교사는 큰 모욕감에서 화가나서 그도 침을 상대의 얼굴에 뱉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상대와 부족사람들이 반가워 환호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풍습은 다른 곳에서는 모욕적인 행동으로 여겨집니다. 그 마사이 부족의 선교사가 낮에 교우들을 방문한다고 집을 찾아가니 남자들은 일을 나가고 여성들만 집에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모두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며 집으로 들어오게 하지 않았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곳의 풍습은 남자들이 잠자는 이유 외에는 낮에는 집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 곳에 남자 선교사가 찾아가니 집에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선교사는 아직도 원시적인 삶을 살고있는 현지인들을 불쌍히 여기었지만 그들은 오히려 선교사를 불쌍히 여겼다고 합니다. 현지인들은 부인이 여럿인데 선교사는 한 명의 부인 밖에 없어서 가난하고, 자신들은 여러 마리의 소들을 소유하고 있는데 한 마리의 소도 없는 없으니 선교사가 제일 가난하고, 자신들은 일할 노동력으로서 중요한 자식들이 여럿이 있는데 반하여 선교사는 자녀가 둘 뿐이니 그 마을에서 제일 가난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부자의기준이 이렇게 달랐습니다.

마사이족은 화장실이 별도로 없고 소똥으로 지은 움막 밖의 들판이 모두 화장실이라고 합니다. 그런 곳에서 별도의 화장실을 만들어서 사용하는 선교사를 인색한 사람이라고 마사이 사람들은 말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용변을 들에서 보면 짐승과 벌레가 그것을 먹이로 먹게 되는데 왜 선교사는 그것이 아까워서 모아두느냐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인이 없는 미국의 소도시에서 유학생으로 미국생활을 시작한 필자는 낯선 사람들이 반갑게인사하고 웃어주는 문화에 처음에는 매우 낯설어 하였습니다. 어느새 그런 문화에 익숙해진 필자가 시카고의 한인타운에 처음 가서 거리에서 한인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나가는 한인들에게 눈이 마주치면 웃음으로 인사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필자를 이상한 사람으로 바라보며 지나갔습니다. 한국을 방문하였을 때는 더 이상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차량의 앞뒤에 번호판을 붙입니다. 그것에 익숙한 필자가 처음 미국생활을 시작하면서 차량의 번호판을 하나만 붙인 것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인디아나주의 법이라는 설명을 해주는 20대의 한국학생에게 한국에서 운전을 해본 적이 없는 그의 말이 틀렸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처럼 지역에 따라서 이처럼 다양한 문화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이것은 옳고 그른 것이 아닌 다른 것입니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다르다고 말하기보다는 틀렸다고 말하게 됩니다. 내가 아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사는 사람에게는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풍습이나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틀렸다고 말하기가 쉽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의 한계를 인정하는데서 다른 것과 타인에 대한 이해가 시작됩니다. 이해라는 말의 영어 단어는 Understand 입니다. 그 말은 Under와 Stand의 결합입니다. 즉 아래 선다는 말로서 낮은 자리에 서는 것이 이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해의 부족으로 인해 많은 갈등과 다툼, 그리고 비판과 상처가 우리 가운데 발생합니다. 이해가 안되더라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있으면 더욱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갖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