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도 경제 한파가 거센 요즘, 서울역에는 직장과 가정을 잃고 갈 곳 없는 노숙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노숙인들을 위한 사랑과 지원에 더욱 뜨거운 열정으로 임하는 목회자가 있어 관심을 끈다. 바로 노숙자들을 위한 서울역교회 이상복 목사다.

오직 노숙인들을 위해 선교하고 봉사하는 서울역교회는, 예배당을 지을 자금도 없어 서울역 근처에 위치한 육교 위를 예배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목사는 서울역교회를 “하늘을 지붕 삼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라고 말한다.

매주 주일이 되면 이곳 육교 위 교회는 약 5백여 명의 노숙자들로 붐빈다. 어떻게 배웠는지 이들의 입에선 찬양이 흘러나오고 기도하는 모습이 누구 못지않게 간절하다. 예배가 끝나면 이 목사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정성스레 마련한 김밥과 국을 나눠주며 사랑의 교제를 나눈다.

본래 경기도 시흥시에서 개척교회를 하던 이 목사는 늘 무언가 허전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기도하는 가운데 “더욱 기쁜 일이 없을까” 생각 끝에 떠오른 것이 노숙인 사역이다.

그렇게 해서 10년 전 자신의 모든 재산을 털어 시작한 서울역 노숙자 사역은,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단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이어져 왔다. 물질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이들은 굶어도 갈 곳이 없다”는 마음에 이를 악문 적도 많았다. 김밥값 1천원을 아끼기 위에 30리 길을 걸어 다니기도 했다.

이 가운데 자신보다 더 큰 사랑의 마음으로 노숙자 사역에 동참해 온 동역자들은 이 목사에게 큰 힘이 됐다. 그 중에서 가장 큰 힘이 된 사람은 단연 이 목사의 아내 양순자 사모다. 양 사모가 이 목사를 내조하고, 노숙자들의 더러운 흔적들을 손으로 직접 치우며 보여준 한결같은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됐다.

연예인교회를 섬기다 이 목사에 도전을 받아 지난 5년 전부터 이 사역에 동참한 박창근 장로 역시 둘도 없는 동역자이자 친구이다. 박 장로는 “예수님께서 지금 시대에 이 땅에 오시면 어디를 찾아가시겠느냐”며 “실의에 빠진 이들과 함께 예배드리며 복음을 실천할 수 있는 삶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지금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사역을 펼쳐오고 있는 이 목사는 무엇보다 변화되어가는 노숙인들의 모습을 볼 때가 가장 기쁘다. 소망도 희망도 없어 보이던 노숙인들이 찬양을 부르며 춤을 추고 기뻐하는 모습, 술도 담배도 끊고 새 생활을 하며 예배 때 헌금까지 하는 모습들이 가장 큰 보람이다.

이 목사는 교회가 ‘부흥’되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 노숙인들을 위한 교회가 부흥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이기 때문. 특히 요즘에는 부쩍 ‘성도’들이 늘어 마음이 아프다며 “그들이 어서 빨리 삶의 현장으로 나아가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총회 희망찾기 행복재단을 세워 독지가들의 지원과 조금씩 모아지는 헌금을 통해 재정을 보충하고 있는 이 목사는 “한국교회가 어려운 이들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며 기도와 도움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