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한 없이 약자인 집시들에게 많은 어려움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집시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고리 사채나 외상으로 물건을 구입하여 다음 달 외상값을 갚을 때에 사채 못지 않게 비싼 이자를 내야 하는 일이다.

집시선교를 하고 있는 여러 마을에서 많은 집시들이 사채를 이용하거나 외상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채를 이용할 때 100 달러를 빌리게 되면 다음 달에는 50달러의 이자와 함께 150달러를 갚아야 한다. 다음 달에 이자와 함께 150달러를 갚으면 다행이지만 갚지 못하게 되면 또 다시 이자가 커져 두 달 후에는 복리로 225달러를 갚아야 한다. 이 같은 고리 사채가 집시들을 크게 힘들게 하고 있다.

집시들의 수중에 현금이 없으면 쉽게 달려가는 곳이 외상으로 물건을 주는 곳이다. 당장 끼니는 때워야 하는데 돈은 없으니 비싼 곳임에도 어쩔 수 없이 이용하기도하고, 삶의 계획이나 생각이 없이 즉흥적으로 외상으로 물건들을 구입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집시들은 외상으로 파는 생필품들이 가격에 비해 낮은 품질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이용한다.

실례로 집시선교를 하고 있는 체펠 마을에도 이러한 사채와 외상으로 물건을 파는 곳이 있다. 선교를 처음으로 시작 할 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집시들의 삶을 살피면서 많은 사람들이 사채나 외상으로 인한 고통의 그늘 가운데에 있음을 알게 됐다.

체펠 마을에는 주민이라야 20여 가정으로 고작 100여명 남짓, 3-4년 전보다 주민들이 많이 줄었다. 이 마을 주민들은 늘 술에 젖어 싸움이 그칠 날이 없었는데, 이곳에 가정교회가 세워지고 대다수의 아이들이 주일 예배에 참석하면서 어른들도 하나씩 변화되기 시작했고 조용한 마을이 됐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니 사채를 쓰고, 외상으로 물건을 구입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선 체펠 마을에 외상으로 물건을 팔고 있는 '코치(Kocsi)'라는 가게의 주인은 20년 동안 샤로스파탁시와 인근 마을의 집시단체(소수민족) 회장직을 역임하며 여러 마을에 외상으로 물건을 주고 있다. 그리고 가게 운영을 통해 자기의 민족의 피를 빨아 자신의 배를 불리고 있다. 그는 체펠 마을 20대의 젊은 아가씨와 연정의 관계를 맺고 이 아가씨에게 외상을 주는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집시단체 회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집을 소개해 줄 때 소개료 명목으로 돈을 받기도 한다. 시에서 집시들을 위한 가옥을 지을 때는 이 집시단체가 주관이 되어 건축을 하게 되는데 이들에게 품질이 좋지 않은 불량건축자재를 구입하게 하고 충분한 양의 시멘트나 철근을 넣지 않는 등의 일들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일들이 다반사로 있다.

체펠 마을의 변화와 사채업자와의 갈등
체펠 마을에 복음이 전해지고 집시들에게 믿음이 들어가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 전에는 늘 마시던 술을 언제부턴지 마시지 않고, 게으른 습성도 버리기 시작했다. 또 이제는 무슨 일이든지 찾아서 일을 하려고 노력을 하고, 방치했던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한 것이다. 당장은 경제적으로 힘들지만 고리 사채와 외상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집시들을 대상으로 고리 사채와 외상 장사를 했던 사람들의 수입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처음에는 수입이 줄어들어도 지켜봤던 이들이 갈수록 이익이 줄어들자 가정교회에 반감을 가지게 되었다.

주일 예배에 동참하게 되면 집시들에게 앞으로 외상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외상을 주지 않겠다는 이야기에 개의치 않는 사람도 있지만 개중에 소수는 '혹시라도 외상으로 물건을 구입해야 할 때에 구입할 수 없을까'하는 조바심으로 주일 예배에 출석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실제로 가정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줄라, 튠디 부부와 다섯 명의 자녀들은 주일 예배에 열심히 나오는 사람들이었는데 외상값을 갚지 못해 집을 내어주고 다른 마을로 쫓겨나게 되었다. 이들은 외상을 주는 사람과 인척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외상값을 갚지 못했다 하여 이들 부부와 아이들을 쫓아냈던 것이다.

티사카라드의 마을의 경우, 한 집시 아주머니가 한 가게의 외상값을 갚지 못한 가운데 다른 쪽의 외상 가게를 이용했다. 시에서 조금 나오는 보조금으로는 두 군데의 외상값을 갚을 수 없게 되자, 한 가게 주인은 이 여자를 대로로 끌어내어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고리의 사채를 쓰지 않고 외상으로 물건을 구입하지 않으면 당장은 힘이 들어도 지나고 나면 이자를 많이 부담하지 않아 자유로울 터이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집시들의 형편이다. 이러한 일들은 선교를 하고 있는 한 두 마을이 아니라 집시들이 살고 있는 모든 마을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사채 근절의 어려움
근래에는 헝가리 정부도 이러한 사정을 알고 단속을 하고 있지만 단속이 쉽지 않다. 또한 약자인 집시들이 직접 사채를 요청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근절시키는 것은 무척 힘이 든 일이라고 생각된다.

선교사역은 복음을 전함으로 저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복음을 전하면서 고리의 사채에 대한 폐해는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들을 위한 제도적인 방법이 없다는 점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때로는 여러 후진국에서 시행 중인 “가난한 자들의 은행”과 같은 것도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집시들의 채무를 갚아주고 난 후 원금을 돌려받기가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

집시들의 채무를 갚아주고 정부에서 나오는 보조금으로 원금을 갚아야 할 때 '다시는 사채를 쓰지 않겠다, 반드시 원금을 갚겠다'는 생각이 그들에게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선교는 저들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이다. 힘들어 할 때에 힘이 되어 주고 기쁠 때 같이 기뻐하고 슬플 때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 선교이다. 하지만 고리 사채와 외상 구매 등에 그들이 지고 있는 짐이 무거움에도 정작 그들을 돕기에는 너무 짐이 크다. 그러나 언젠가는 저들에게 믿음이 들어감으로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마 11:28)고 말씀하신 주님께 모든 짐들을 내려놓고 나오기만을 위해서 기도할 따름이다.

Rev. Choi, Young & Anna (최 영 & 양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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