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신학대학원에서 예배음악 교수를 맡고 있는 허정갑 교수의 예배탐방 이야기를 싣는다. 미국교회를 중심으로 예배의 모습을 때로는 진솔하게, 때로는 날카롭게 전달하는 필자의 시각을 존중해 되도록 본문 그대로 싣는다. 시기상 맞지 않는 것도 있지만, 탐방한 교회의 역사적인 배경이나 예배 모습 전달에 초점을 맞추고자 편집을 최소한으로 했다. 아래 글에 대한 모든 저작권은 한미목회연구소(www.webkam.org)에 있다. -편집자 주-

오바마가 미국대통령 후보로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조지아주 지역에 살고 있기에 흑인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매일 느끼고 있는 바이다. 디케이터에 온지 1년이 채 못되었지만 애틀랜타 흑인들의 정치력은 그 역사와 함께 교회에서 부터 흘러나옴을 체험한다.

그러하기에 오늘은 133년 역사를 갖고있는 흑인교회인 성빌립 AME교회(Saint Philip African Methodist Episcopal Church)를 방문하여 교회탐방을 기록하였다. 성빌립교회가 속한 아프리카 감독교회는 그 체제가 감리교회와 거의 비슷하게 감독제도로 구성되어 있으나 철저한 흑인교단으로서 그 역사가 흑인교회 중 가장 오래된 것이기도 하다. 오늘이 벌써 이교회 3번째 예배참관이다.

가장 먼저 다가오는 느낌은 평균 5번 이상 등장하는 성가대의 뜨거운 찬양으로서 전자 오르간과 드럼세트 반주로 독창자와 성가대 그리고 회중이 참여하는 정열적인 에너지의 Call and Response 메기고 받는 예전이 풍부하게 진행됨이다. 구제와 교회선교로 나뉘어진 2번 헌금을 포함하여 성가대가 부르는 찬양이 순서순서 마다 있다.

성가대는 흑인작곡자인 Andre Crouch의 My Tribute/To God be the Glory를 포함하여 여러 형태의 흑인영가를 부르는데 회중의 참여를 위하여 반복하거나 추가곡을 되풀이 한다. 회중은 기립박수하여 응답하고 박수가 끝나도 또 반복찬양하며 회중을 흥분시키는 그 열정과 에너지는 예배를 감동케한다. 회중에서 방문자 한 사람이 자원해서 마이크를 잡고 짧은 인사와 감사를 전하기도 하고 여러 사람들이 여러 목소리로 인도하는 적극적인 참여의 예배가 진지하게 진행된다.

▲성빌립 AME 교회 ⓒ 성빌립 AME 교회 홈페이지
인도자들은 기도할 때 무릎을 꿇고 인도하며 대표기도 또한 회개에서부터 예수를 영접하는 결단의 기도까지 아우르는 절실한 기도를 즉흥적으로 인도한다. 기도 후의 성가대 찬양인도 또한 간단한 송영이 아니라 찬송가 메들리로 예배자의 자발적인 박수가 나오기까지, 아니 박수가 나온 후에도 할렐루야 응답을 비롯한 여러 가지 예배언어로 전체회중의 참여를 이끌고 있다.

방문하는 찬양인도자가 그 자리에서 작곡한 세줄 찬양곡을 Call and Response로 메기고 받으며, 새로운 인도자의 요청에 흥분하며 반응하는 회중, 이것은 찬양이 아니라 음악으로 하는 설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나님의 치유를 선포한것이다. 또한 세계 경제의 어려움이 이곳에서도 느껴지며 메시지에 자주 언급됨을 확인한다.

예배 정시에는 500명 미만인 회중이 오늘 섬머타임이 해제되면서 2시간 예배에서 1시간이 넘어가자 1500명석이 점차적으로 가득차짐을 보았다. 이교회는 오순절 교회가 아니다. 음악과 흑인문화의 열정으로 뭉쳐진 민족교회임을 확인한다. 오늘 예배에서 오바마의 이름은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지만 마틴루터 목사의 활동지역인 조오지아를 상기 시키면서 미국역사에 흑인대통령 후보자가 처음있는 일이 아니었음을 이들은 자랑스럽게 고백하고 있다.

설교는 예배 시작한지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비로서 시작되었다. 창세기 21장을 봉독하며 하나님의 사랑이 사라에게만 있는것이 아니라 하갈에게도 있었음을 주장하며 미국은 하갈의 자녀로 이루어진 나라임을 역설하였다. 노예의 역사를 기억하게 하며 하나님 구원을 고백하고 물 한모금을 마시고 다시 시작된 하갈과 이스마엘의 여정을 이야기하며 다시 힘을 얻고 일어나 주님의 길을 걸어가는 믿음의 길을 안내하는 설교이었다.

지난 번 출석에는 담임목사가 설교하였는데 점점 흥분이 고조되며 나중에는 노래로 설교가 이어지고 회중이 사이사이에 응답하는 창으로하는 경축을 향한 설교였다. 여러사람이 예배에 입체적으로 참여하고 인도하고 있는데 믿음의 결단 초청을 비브라토가 심한 Tremolo의 전자알렌 오르간 소리를 배경으로 진행하였다. 교회 헌금시간에는 헌금봉투를 높이 들고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사실 한 달에 한 번씩 갖는 성만찬 때문에 오늘 이 교회를 찾게된 것이 그 이유이다. 하얀색 양복, 그리고 흰색 가운을 걸친 인도자들은 8방으로 펼쳐진 본당 중심에 위치한 약 120여명이 동시에 무릎 꿇을 수 있는 레일로 회중을 안내한다. 레일위의 뚜껑을 열면 성만찬이 준비되어 있다. 그것도 120명이 동시에 그리고 팀으로 나누어서 전체 회중이 모두 참여한다.

이곳은 매우 예전적인 교회이며 성만찬 기도문이주보에 모두 인쇄되어있다. 이 시간은 가장 엄숙하고 조용히 치루어진다. 사도신경으로 시작하여 주기도문으로 끝나는 긴 장문의 기도문을 여러사람들이 여러목소리로 차분히 읽어내려간다. 그리고 앞으로 나가 레일에 무릎꿇고 앉아서 먹고 마신후 교회전체를 한 바퀴돌며 자기 자리로 돌아온다. 그리고 주기도문을 성찬후 기도로 마무리한다. 걷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안내자들이 직접 가서 나누어준다.

▲성빌립 AME 교회 홈페이지(www.saintphilip.org)
한 달에 한 번 성만찬이 있는 예배는 축도가 없이 끝나는데 이는 다락방에서의 마지막 만찬 후 찬송하며 기도처로 가신 예수님과 제자들을 기억함이라 한다. 내가 지금까지 다녀본 어느 흑인교회보다 가장 잘 발달되어있고 살아있는 이교회, 그런데 다른 인종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른 아프리카 혹인들의 문화도 찾아볼 수 없다. 더 더욱 100% 흑인만 있는예배를 경험하면서 나 자신이 이방인임을 백인교회 방문 때 보다 더 심각히 느끼게 됨은 무슨 일일까? 수 많은 회중 가운데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성빌립 교회 방문은 꼭 추천하고 싶다. 그것도 성만찬이 있는 매달 첫주를 기억하기 바란다. 2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