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당선자가 취임을 앞둔 가운데 교계 지도자들은 그가 외칠 변화와 희망, 겸손 등에 대해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장)는 지난해 오바마 당선 직후 한 신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오바마 정부가 무슬림, 공산권 세계와도 화해와 협력, 평화를 이뤄내는 중재의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 목사는 “미국과 세계는 화해와 평화의 세계를 향한 희망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며 “미국민들이 오바마를 선택한 것은 다시 인종과 문화, 종교적으로 다양한 세계를 품고 세계의 화해와 평화를 도모하는 청교도 정신을 새롭게 발휘해주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상복 목사
세계복음주의연맹 회장인 김상복 목사(할렐루야교회, WEA 회장)는 “오바마가 미국을 통합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분열된 역사를 잘 통합해서 안정시키고, 미국의 안정으로 전세계에 이익을 줄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축복하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구 교수(국제신대)는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은 누구에게나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그가 전한 변화와 희망의 메시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미국이 패권주의에서 벗어나 포용적 차원의 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고 밝혔다.

신앙적인 바람도 언급됐다. 김명혁 목사는 “기독교 신자인 오바마 당선자가 기독교 전통에 선 미국 국민들의 소리를 경청하면서 성경의 가르침에서 벗어나는 극단적 입장을 취하게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으며, 이종윤 목사(서울교회, 한장총연 상임회장)는 “미국 대통령은 하나님 앞에서 백성들을 잘 인도하고 세계 평화를 이끌어 가겠다고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식 때 선서한다”며 “정의와 자유, 평화를 잘 성취하는 대통령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과 세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상복 목사는 특히 백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미국 사회에서 흑인이 받아들여지는 미국사회의 개방성에 주목했다. 그는 “백인들에게 흑인을 받아들일 줄 아는 여유가 있었다”며 “오바마도 적수인 힐러리를 영입했고, 선거시 상대였던 매케인 상원의원은 오바마의 당선 확정 후 그를 자신의 대통령이라고 인정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는 말로 이런 모습들이 세계적으로, 특히 한국에도 영향을 끼칠 것을 기대했다.

▲박종화 목사

또 박종화 목사(경동교회)는 “오바마 대통령이 과거 일방주의적인 외교에서 다자존중의 세계 질서로 미국이 변화하는 데 공헌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특별히 기본적으로 전쟁 위주에서 평화 위주의 정책으로 세계에 평화가 정착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인종, 다문화, 다역사, 다변통 등 다양한 세계문화가 꽃피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종윤 목사
이종윤 목사는 “한미관계가 한 단계 향상되는 기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결국은 미국이 하나님 앞에 바로서야 한국교회와의 관계도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목사는 미국의 한미연합사 해체 방침에 반대를 표시하면서 “한국과의 동맹관계를 더욱 강력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성도들이 기도해야 한다”며 “미국을 좋은 우방으로 두고 있는 우리 역시 이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승구 교수
그의 일부 정책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승구 교수는 “안락사와 낙태문제, 줄기세포 연구 등 오바마의 정책이 다소 기독교적 가치에 위배될 수 있다”며 “한국교회는 그의 정책을 차별적 입장에서 견지해야 한다”는 말로 객관적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명혁 목사는 “동성결혼에 대해 관대한 입장을 취하는 것에 대해 우려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물론 사회에서 소외된 모든 종류의 비정상인들을 품으려는 관대한 마음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예수님은 간음한 여인을 돌로 치거나 정죄하지도 않으셨지만 그들의 행위를 옳다고 인정하신 것도 아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