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밀알선교단(단장 최재휴 목사) 복도에서 울려 퍼지는 가위질 소리에는 사랑이 묻어난다. 두 아이의 아빠이자 미용사인 홍현석씨가 매달 한번씩 선교단을 찾아 장애인과 가족,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무료봉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요청에도 ‘별거 아닌데…’라고 손사래를 치던 홍씨는 알고 보니 한국에서부터 독거노인과 정신병원을 찾아 다니면서 미용봉사를 해온 일군이었다. 인터뷰를 마치고도 홍현석씨는 혹시 미용으로 봉사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꼭 알려 달라는 부탁을 잊지 않았다.

짧지만 긴 여운이 남는 미니인터뷰에 ‘사랑의 가위질’을 담았다.

-언제부터 밀알에서 봉사를 시작하셨나요?
“미국에 와서 장애인 봉사를 찾다가 한 손님이 밀알을 소개해줘서 알게 됐어요. 사실 한국에서 정신병원이나 고아원, 양로원 같은데 다니면서 머리손질을 많이 해줘서 여기서도 꼭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죠”

-장애인을 둔 가족이 많이 찾아오시죠?
“네, 사실 저는 쌍둥이 딸이 있는데요 그 중 둘째가 태어날 때부터 심장이 좋지 않아서 어릴 때부터 큰 수술을 여러 번 하고, 응급실도 많이 실려가고…그러다 결국 하늘나라에 먼저 보냈어요. 첫째도 아직 아파서 약을 계속 먹고 있고요. 제가 병을 가진 아이의 부모가 되어 보니 장애인을 둔 부모마음이 얼마나 힘들지 알게 되더라고요. 평생을 자책감을 갖고 자기는 돌아보지 않고 헌신적으로 장애자녀를 돌보면서도, 먼저 죽지는 않을까 마음에 짐을 갖고 계시잖아요. 무엇으로 이분들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해보니 역시 기술 밖에 없어서(웃음), 봉사를 시작했어요”

-따님을 그렇게 보내고 참 힘드셨겠어요
“저도 힘들었지만 아내도 많이 힘들어했어요. 감사하게도 미용실에서 일하면서 많은 분들이 저희 가족을 위해 기도해주셨고, 또 전도해주셔서 예수님을 그 전에 영접하게 됐어요. 예수님을 알지 못했다면…교회를 다니지 않았다면… 생각할 수도 없죠. 그리고 하나님께서 건강한 아들을 주셔서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어요”

-봉사하시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으세요?
“뭐 특별한 건 없어요. 밀알에 나오는 장애인 친구들이 다 착하고 얌전하더라고요. 그 중에 한 친구는 한 달에 한번 미용 할 때만 초콜릿을 먹을 수 있어요. 그 친구 어머니께서 절대 초콜릿을 주지 않는데 이날만큼은 ‘횡재’하는 거죠(웃음)”

-일주일에 한번 쉬는 날 봉사하시는 건데…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더 봉사하고 싶은데 잘 몰라서 못하고 있어요. 머리를 자르고 아이들이 ‘땡큐’하고 가면 뿌듯하고 즐겁죠”

미용봉사를 원하는 경우 홍현석씨에게 연락하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678) 469-88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