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된 노모가 80세 된 아들에게 차조심하라고 하는 심정이셨을 것이다”

역사적 통합을 시도하다 또 다른 분열만 낳은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이하 기하성)의 현 사태를 두고 지난달 29일 성명서를 내고 화합을 호소했던 조 목사의 심정을 대변하는 측근의 말이다. 하지만 그러한 간곡한 호소마저 예상치 못했던 또다른 갈등의 불씨를 낳자 보다 못한 조 목사는 지난 주말, 성명을 철회한다는 입장을 조용목 목사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용목 목사 측은 12일 교단 홈페이지에 “존경하는 조 목사님께서 지난 10일 국민일보 성명서의 내용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취소하신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내용을 이영훈 목사님, 여의도지방회장 김정철 목사님, 그리고 6분의 장로님들께서 안양으로 조용목 목사님을 방문하여 전달하셨다”고 했다.

그러나 조용기 목사 측 관계자는 이 같은 내용은 대부분 사실이나 “모두 취소했다”는 표현은 다소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순수하게 화합과 통합을 바라는 마음으로 하신 말씀인데 ‘헤쳐모여’라는 단어가 왜곡 전달되고 오해됨으로 혼란에 빠지는 것을 보며 안타깝게 생각하셨던 것”이라며 “통합을 원하는 조 목사님의 뜻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성명에서 “교단이 하나로 재결합하는 것을 보면 미련이 없겠다”는 마음을 가졌던 조용기 목사이지만, 어느 한쪽에만 편향된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교단 정통성을 두고 자신의 동생인 조용목 목사와 박성배 목사간의 대립은 수많은 이해관계와 법적인 논쟁 속에 있기 때문이다.

결단적 성명 발표와 연이은 입장 철회의 배경에는 50년 목회인생 마지막에서 아름다운 화합을 원하는 바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으로 개입해 들어갈 수 없는 이 같은 조 목사의 안타까운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조 목사 측 핵심 관계자는 “‘헤쳐모여’라는 말은 조 목사님의 직접적인 뜻이었다. 목회 마지막 시기에 교단이 분열되는 것을 보시고 최고 어른으로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발표한 글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한 성명을 두고도 양측이 서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정략적으로 이용하는가 하면, 박성배 목사 측과 하나될 수 없다는 의견이 강했던 조용목 목사 측 강경파들은 조용기 목사의 이 같은 행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등 오히려 갈등이 중첩됐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이 관계자는 “조용기 목사님의 말씀이라 할지라도 무조건 교단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된다면 독재국가와 다를 것 없다. 그만큼 기하성 교단도 커지고 성숙되었다. ‘새 교단을 출범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오해만 불거진다면 언제든 수정할 수 있는 것”이라며 수긍하는 입장을 전하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용목 목사 측은 “교단 문제에 관해선 앞으로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하셨다”고 했다. 하지만 양측과 더불어 교단 내 또 하나의 세력이자 조용기 목사의 제자들로 구성된 영목회의 입장조차 하나로 모으기 어려운 현 상황에선 사실상 ‘중재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교단의 상징이자 대표적 원로인 조용기 목사마저 한 발 물러선 상황에서, 기하성이 교단 화합과 일치를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