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하나님을 믿지 않는 유명 영화감독이 50년간 하나님을 노래해온 합창단의 아름다운 이야기에 감동해 국내 최초로 ‘코러스 영화’를 제작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해 <원스>, <고고 70> 등 뛰어난 작품성으로 화제를 몰고 왔던 음악영화들과 강마에(김명민)라는 지휘자와 더불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이어 대히트를 예감케 하는 이 영화는 월드비전 선명회합창단(음악감독 김희철, 이하 합창단)의 스토리를 담은 <유앤유(You&You)>.

영화를 만든 사람은 <단적비연수>, <울랄라시스터즈>, <내 남자의 로맨스> 등 많은 상업영화를 만들었던 박제현 감독이다. 평소 합창단 공연 때마다 연출과 영상 제작으로 재능 나눔을 실천해온 박 감독은 공연을 통해 받았던 감동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돈 안되는 일’에 뛰어들었다. 박 감독이 받은 유일한 ‘선물’은 월드비전이 수여한 감사패 뿐. 박 감독 뿐만 아니라 스탭들까지 ‘노 개런티’로 나눔에 함께했다.

김희철 음악감독과 대학 동문이라는 인연으로 합창단을 알게 된 박 감독은 이러한 나눔의 정신과 함께 평소 갖고 있던 ‘음악(합창)영화에 대한 로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이번 작품을 만들었다. 박 감독은 “오케스트라는 최근 들어 이런 저런 통로를 통해 많이 소개됐지만 합창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저 같은 사람도 (합창을 통해서) 감동을 느끼는데 좀더 많은 사람들이 수월하게 접근해서 이런 감동을 느낄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합창단원들이 주인공을 맡은 <유앤유>는 40여명의 합창단원들 가운데 오랜 기간 병원에 입원중인 홀어머니를 돌보는 소녀가장 소프라노 연주(박연주)와 합창단의 군기반장이자 연주의 단짝친구인 알토 계영(최계영), 그리고 성적에 대한 엄마의 과도한 집착으로 뛰어난 학업성적과 노래실력에도 합창단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메조소프라노 서영(박서영) 등 3명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비전문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게 된 박 감독은 “힘들다고 생각했으면 처음부터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영화인생을 통틀어 이 아이들과 함께했던 지난 1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해 감동을 줬다.

영화는 100분 동안 중학교 3학년인 세 여학생과 합창단원들, 그리고 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빈틈없이 채워 나간다. 그 시절이면 누구나 가질만한 생각과 해프닝들을 여과없이 표현해내면서 ‘취지는 좋은데, 재미는 있을까…?’라는 관객들의 물음표를 하나하나 지워 나간다. 무엇보다 영화상영 내내 흘러나오는 이들의 아름다운 멜로디들은 마치 한 편의 합창공연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대부분의 노래는 ‘찬양’이다.

▲왼쪽부터 박제현 감독, 계영, 서영, 연주, 김희철 합창단 음악감독. 박 감독과 김 감독은 대학 동문 사이다. ⓒ최우철 기자

지난달 29일과 30일 일반관객과 언론, VIP 등을 대상으로 서울 압구정 CGV에서 진행된 시사회에는 각계각층의 관객 2천여명이 몰려와 영화에 쏠린 관심을 반영했다. 특히 많은 연예인들의 방문이 눈길을 끌었는데, <미인도>, <식객>의 전윤수 감독은 <미인도> 쫑파티도 미룬 채 달려와서 “살아있는 천사들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만난 것 같아 너무 기쁘고 감동적이다”며 “이 영화를 통해 천사들의 목소리를 널리널리 들려달라”고 했고, 배우 추자현 씨는 “저도 연기자이지만, 연기를 할 때 진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어린 친구들에게 배운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밖에 황정민, 공형진, 서태화, 정태우, 이진 등 많은 연예인들이 시사회를 찾아 감동을 나눴다. 황정민 씨는 “좋은 선물 해주신 것 같아 감사드리고, 이런 영화가 앞으로도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공형진 씨는 “좋은 취지로 만들어진 영화인만큼 유앤유를 통해 앞으로 나눔에 대해 좀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진 씨도 “가슴 따뜻한 영화, 노래가 너무 감동적이었고 나눔의 기적을 만드는 영화가 되길 기도하겠다”고 각각 말했다.

제작사인 합창단 측은 나눔의 차원에서 만들어진 영화의 취지에 맞춰 낙도와 장애인, 공부방 아이들처럼 문화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을 찾아가는 나눔 시사회를 계획 중이다. 오는 28일 제주를 필두로 전국 순회 상영회가 계속되며, 국내와 해외 영화제들에 출품한 뒤 전문배급사를 통한 극장상영을 시도하게 된다.

계영이와 서영, 연주 등 3명의 주인공들도 시사회에 참석해 기쁨을 함께 나눴다. 성악가가 돼 해외 자선공연을 하는 게 꿈이라는 계영이는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나니 합창단이 많이 알려지겠다는 생각에 ‘이제 시작이구나’ 하는 마음이 생겼다”는 듬직한 소감을 말했고, 서영이는 “아직 어려 많은 가능성이 있는 만큼 무엇을 하든 주님께서 이끄시는 길로 가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촬영하면서 배우가 힘들다는 걸 느꼈다”는 연주는 “좀더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사랑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영화를 통해 지구촌 곳곳에 있는 불쌍한 아이들에게 좀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는 가장 큰 소망을 밝혔다.

지난 1960년 창단, 48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월드비전 선명회합창단은 전세계 40여개국에서 4700여회의 공연을 치뤄온 세계적인 수준의 어린이합창단이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홍혜경과 세계 3대 카운터테너 이동규 등 수많은 음악인들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