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대중적인 검색엔진 가운데 하나인 구글에 ‘Martin Luther King’을 쳐보면, 놀라 자빠질지도 모른다. 당신이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마틴 루터 킹 Jr. 목사에 대한 일화와 신문기사 링크에 이어 세 번째로 나오는 웹사이트는 킹 목사의 일생을 소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Martinlutherking.org라는 웹사이트는 시민운동의 지도자로서 비폭력운동을 이끌었던 킹 목사의 사생활을 노골적으로 왜곡하고 있으며, 그가 ‘합법적인 목사’ 또는 ‘제대로 된 박사학위’를 받은 적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또한 킹 목사가 간통과 불륜, 사기와 협잡 혐의가 있으니 재조사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웹사이트의 방문자들은 Ku Klux Klan(이른바 KKK)의 지도자였던 데이빗 듀크가 주장하는 ‘올바른 시민운동’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유도하고 있다.

이 웹사이트는 스톰프론트(stormfront)라는 백인지상주의자 단체가 운영하고 있는데, 온라인 상에서 가장 큰 증오그룹 가운데 하나라고 감시기관은 밝혔다. 이들은 킹 목사의 이름을 1999년부터 그들의 웹사이트 주소에 사용하고 있다.

킹 목사의 자녀들은 스톰프론트에서 인증 받지 않은 채 킹 목사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2년 전부터 알고 있었으며, AJC의 한 기자는 이에 대해 지난 2006년 공식적인 답변을 요청하기도 했다. 킹 목사의 조카이자 킹센터 대표인 아이작 뉴튼 페리스 Jr.는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웹사이트 운영자에게 경고의 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웹사이트를 폐쇄할 경우 금전적인 보상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

문제는 스톰프론트의 웹사이트가 2006년 이후 2배 이상 급격히 성장한 상태로, 일반적으로 킹 목사 기념일을 전후해 방문자들이 폭주하는데 올해는 특히 11월 대선 이후 최고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고 인터넷 웹사이트 랭킹 업체인 알렉사측은 밝혔다. 지금도 구글 검색에서 킹 센터의 공식 홈페이지인 www.thekingcenter.org보다 상위에 올라와 있다.

웹싸이트의 운영자인 돈 블랙씨는 웹사이트에서 “우리 백인들은 힘을 잃어가고 있다. 나는 인종의 분리, 차별 정책을 지지한다. 나를 인종주의자로 치부한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언급하고 있다.

페리스 대표는 이 웹사이트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사실 많지 않다”면서, “자유롭게 의견을 피력하는 것도 그들의 발언권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당신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사람들이 나의 삼촌(킹 목사)이 간음을 했고 박사학위를 취득하지 않았다고 생각해도, 당신이 그것에 손쓸 다른 방법이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그들이 킹 목사님의 이름을 도용하는 것을 막는 것 뿐이다”

스톰프론트의 웹사이트는 킹 목사의 그림과 사진을 포함하고 있지만 킹 목사의 이름 자체는 제대로 사용하고 있지 않다. Jr.라는 두 글자를 빠뜨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웹서치를 하는 이들이 별다른 의심 없이 이 사이트에 접근하도록 유혹하고 있다는 것이다.

커네티겟 미들타운에 사는 토마스 페이지씨는 킹의 암살자의 이름을 찾다가 이 웹사이트를 발견했고, 듀크의 책을 읽을 것을 조장한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달았다. 페이지씨는 “여기서는 킹 목사님을 형편없이 보게 만들고 KKK에 동참하라고 한다. 킹 목사님의 업적을 흐리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킹 박물관에서 보내는 메시지처럼 보이게 만들어서 인종차별을 조장하고 있다. 나는 그들이 martinlutherking.org라는 사이트 주소를 등록했다는 것 자체가 거북하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몽고메리에 기반을 둔 Southern Poverty Law Center의 증오집단 모니터 요원인 마크 포톡씨는 이 사이트 방문객의 상당수가 어린이들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누구인지에 대해, 그리고 그의 업적에 대해 특히 젊은 사람들의 마인드를 교활한 방법으로 바꾸고 있다”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그에 따르면 이 웹사이트에는 ‘학교의 다른 친구들에게 전달하라’는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게 링크를 걸었는데 그 문서에는 “여자를 희롱하고, 술 주정뱅이에 거짓말쟁이, 표절자 그리고 사기꾼을 기념하는 휴일은 언제인가? 바로 마틴 루터 킹 Jr. 휴일이다”라고 적어놓고 있다.

이외에도 ‘크리스마스가 백인에게 돌아올 때’ ‘아돌프 히틀러는 이렇게 말했다’ 등의 제목을 가진 포럼을 열어놓고 있다. 그 중 한 논객은 ‘흑인 지성인’이라는 포럼에서 “흑인은 유전학적으로 낮은 아이큐를 갖고 있으며, 흑인 지성인이란 우생학의 관점에서 보면 억지로 만들어 진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구글의 대변인인 이에 대해 컴퓨터 알고리즘은 수백개의 요인에 의해 인터넷 순위를 결정하는데, 그 요인들은 회사 차원에서 비밀이라고 언급을 거부했다. 케이티 왓슨 대변인은 구글은 아동포르노그래피처럼 법에 명백하게 저촉되지 않는 한 웹사이트를 거의 제거하지 않는다며, 그녀의 관점에서 이 사이트가 구글의 검색엔진에서 제해질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애틀랜타의 인터넷 법 전문 변호사인 페트 웰본씨는 마틴 루터 킹 Jr. 목사의 이름을 도용해 이득을 취하고 있다면,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킹 센터의 페리스 대표는 “우리는 이 웹사이트를 고소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명예훼손과 언론의 자유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끼여있는 실정이다. 아마 블랙씨는 오히려 법정싸움을 기대하고 있을지 모른다. 과연 우리가 이 남자가 원하는 것을 해야만 할까? 그는 우리를 증오한다. 그래서 우리의 자료를 가지고 싸움을 걸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AJ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