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4년 임기의 감독회장직을 놓고 두 명의 목회자가 서로 자신이 감독회장이라고 주장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 전임감독제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와 개정 요청이 감리교 내부에서 제기됐다.

전임감독제는 감리교 특유의 제도로, 교단의 대표인 감독회장에게 4년의 임기를 보장하고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로 인해 타 교단장들에 비해 안정성을 갖고 장기적 계획들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특정 이해관계에 얽매이는 일을 막기 위해 감독회장 취임과 은퇴 이후 교회 담임 및 교단 내 공직을 맡는 것이 금지된다. 이 전임감독제는 4년 전 처음 시행돼 지금까지 신경하 전 감독회장만이 유일하게 전임감독제 하에서 감독회장직을 수행했다.

감리교 내 김영헌, 홍은파, 전용재, 윤병조, 엄상현, 송기성, 최상용, 장학일, 서철, 최이우, 김환수 등의 목사들은 이같은 전임감독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27일 ‘감리교회를 새롭게 하소서’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오늘의 감리교회를 이 지경으로 몰고 온 4년제 전임감독제와 연회감독제도를 폐지하고, 선교지향적인 감리교회를 위하여 연회장 제도로 제도 혁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금권, 학연, 지연 등으로 정치세력화되어 타락의 온상이 된 현 선거제도를 혁신하여 제비뽑기와 직접투표 방법 등으로 모두가 존경하는 좋은 지도자를 세워야”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하나님과 교회와 성도들을 수치스럽게 만든 그 누가 감독회장으로 인정받는다고 해도 감리교회의 내분과 진통은 치유될 수는 없으며, 재선거를 통하여 새로운 감독을 선출한다고 해도 현재와 같은 제도와 구조가 존재하는 한 감리교회는 계속적으로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 모든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감독제도와 선거제도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제 이 고질적 병폐를 수술하고, 선교중심의 새로운 구조와 제도로 과감하게 탈바꿈해야 된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 감독회장 사태를 놓고 그간 여러 차례 모임을 갖고 토의를 해오다가 의견을 정리해 이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는 발표 당시 258명의 목회자들이 참여했으며, 현재까지도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성명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교단 내 한 목회자는 “한 제도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실행되는 동안에 발생되는 문제는 반드시 있을 것이고 그것에 대한 보안 수정 및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면서도 “그러나 그 처음 것을 완전 무시하고 원천으로 돌아가자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현재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는 전임 신경하 감독회장의 임기가 끝난 가운데 김국도 목사와 고수철 목사가 서로 자신이 감독회장임을 주장하고 있으며, 자신의 정통성을 주장하기 위해 법적 공방까지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