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 선언을 하며, 지난 1861년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동일한 성경을 가지고 선언문을 읽을 예정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미국 헌법상 대통령이 성경책에 선언을 하도록 규정되지 않았으나, 1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성경책에 선언하면서 거의 모든 대통령이 이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취임식에서 선언을 하는 동안 성경의 어느 부분을 열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대통령마다 달랐다.

오바마 당선인이 성경의 어떤 부분을 강조할 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시간주의 그랜드벨리주립대학의 대통령 관련 역사가인 그리브스 위트니 교수는 "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겸비하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구하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 죄를 사하고 그 땅을 고칠지라'라는 역대하 7장 14절은 취임식 선언문으로 3차례 사용됐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적 고통이 심각한 이 시기, 오바마 당선인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32대 대통령의 지도력을 따르는 것으로 선호할 수도 있다. 1933년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취임식 당시 미국은 대공황의 심한 압박 가운데 휘청거렸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어리석은 낙천가만이 이 순간 어두운 현실을 부인할 수 있다"고 했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미국인에게 도움의 손길을 촉구하며 고린도전서 13장의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는 말씀을 선언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미국의 당파 분쟁에 다리를 놓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선거운동을 펼쳤다. 그는 당선 날 연설에서 "붉은 주(州)와 푸른 주(州)주 나뉘어진 집합체가 돼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항상 아메리카 합중국이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당선인이 오는 1월 20일 이 같은 주제를 강조하고 싶다면 그는 1997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취임식 때 읽었던 '너는 역대의 파괴된 기초를 쌓으리니 너를 일컬어 무너진 데를 보수하는 자라 할 것이며'라는 이사야 58장 12절을 열었던 전례를 따르길 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