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종교자유위원회(USCIRF)가 “이라크는 비무슬림에게 가장 위험한 지역이 되어가고 있다”며 이라크 내 소수종파 보호를 위한 더 강력한 대처를 미국 정부에 촉구했다.

USCIRF는 16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서 “이라크의 소수종파들, 특히 기독교와 만다이교, 야지디교 교인들은 종교적 이유에서의 박해로 고통 받고 있으며, 급격한 교인 수 감소로 말살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이라크를 소수종파에 가장 위험한 지역 중 하나로 지목하며, 이라크 지도부가 이들에 대한 공격을 용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오픈도어즈 칼 모엘러(Moeller) 회장 역시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에서 폭력이 다소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기독교인의 상황은 여전히 절망적이다”고 밝혔다.

올해 초 이라크를 방문했다는 그는 수천의 기독교인들이 바그다드나 모술을 떠나 시골 마을에서 임시 거처를 마련해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 내에서 폭력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는 이유 중 일부는 소수종파가 모두 떠나버려서 더 이상 공격할 대상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 불행한 것은 이라크 지도부가 소수종파 보호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모엘러 회장은 “이라크 어디에도 그들을 보호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USCIRF의 보고서는 이라크의 소수종파가 민병대를 갖추고 있지 않으며 사회 조직이 취약해 쉽게 극단주의자나 범죄자의 표적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USCIRF는 이라크를 종교자유박해 특별관심국(CPC)으로 지정할 것을 미 정부에 촉구했다. 미 국무부에 의해 CPC로 지목된 국가는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여러 국제적 제재를 받게 된다. USCIRF 주디스 잉그램 대변인은 CPC 지정은 이라크 지도부 내에 종교자유에 대한 관심을 고취할 수 있을 것이며 소수종파 보호를 위한 정책적 답변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엘러 회장 역시 인터뷰에서 서방 국가들의 외교 정책이 이라크 내 소수종파의 상황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이라크 안전화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했다. 특히 서방 군대의 철수는 이라크 내 소수종파에 더 심각한 상황의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USCIRF는 버락 오바마 차기 정부에 이라크 내 종교박해 대처를 우선 과제로 처리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03년 이라크전 개전 이래 120만 명 가량이던 기독교 인구는 현재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