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최경주 선수 ⓒkjchoi.com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남자 프로골퍼 최경주의 성공 비결은 ‘기도’에 있었다. 그러나 그 기도는 자신을 채우는 기도가 아닌 ‘비움의 기도’였다.

중앙일보는 지난 14일 귀국한 프로골퍼 최경주(38) 선수가 온누리교회CEO포럼에서 ‘나의 골프, 나의 신앙’을 주제로 신앙고백을 털어놓았다고 보도했다.

최 선수는 자신의 믿음을 ‘단순한 믿음’이라고 정의하며 “내가 ‘빈 잔’이 될 때 새로운 게 채워졌다. 신앙도 그렇고 골프도 그렇다. 낡은 기술을 비울 때 비로소 새로운 기술을 채울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날 때부터 크리스천이 아니었던 그가 신앙을 갖게 된 것은 1993년 만난 아내 덕분. 이후 1999년에는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로부터 세례도 받았다.

그가 본격적으로 기도 생활에 몰입했던 계기는 2000년 PGA투어 테스트를 보면서였다. 성적이 나빠 한국으로 영영 귀국해야 할 상황까지 되자 최 선수는 아내와 함께 가까운 한인교회에서 정성스레 기도를 드렸다.

“타수를 생각하며 치지 말게 하시고, 제 마음을 비우고 치게 해 주십시오.” 그 기도는 ‘비움의 기도’였다. 다음날 열린 대회에서 어젯밤 드린 기도를 떠올리며 경기에 임했고, 놀랍게도 기적이 일어나 바라고 원했던 ‘PGA 티켓’을 따냈다.

최 선수는 “운동선수는 잘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다”면서 “안될 때는 한 계단 올라가고, 잘될 때는 한 계단 내려온다. 신앙을 통한 내 마음의 낮아짐과 가난함이 그걸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 믿음이 ‘크다, 작다’ 하기 전에 단순한 믿음으로 여기까지 왔다”면서 “PGA 투어에는 많은 선수가 있지만 지금 생각해도 내가 어떻게 일곱 번 우승했나 싶다. 결국 내가 생각하는 건 하나님 생각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최고의 선수답지 않은 겸손의 미덕을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