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이제 영하 30도입니다. 영하 30으로 내려가면 썹씨와 화씨가 만난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춥느냐고 하면 바람이 부는 저녁을 한 10분 걸어가면, 코김에서 나온 수증기로 눈썹에 얼음이 생기고 나오는 콧물이 코 안에서 얼어 버린답니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견딜 만 합니다. 사람은 적응이 빠른 것 같습니다. 영하 30도면 어떻게 살아가나 해도 그래도 괜찮습니다. 조물주이신 하나님이 만드신 지구이니 피조물의 관리자인 인간이 못 살아갈 곳이 없게 우리를 지으신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매일 저의 아내와 같이 몽골 어학원에 공부를 가는데 추워서 얼굴만 내놓고 담요로 온 몸을 감싸듯 옷을 입어야 됩니다. 얼굴도 가리고 싶은데 숨을 쉬고 앞을 보아야 하니 그렇게 할 수는 없었지만 어떤 때는 이마가 마비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런 추위가 이젠 견딜 만 한데 1-2월이면 더 춥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이 땅이 아무리 추워도 그래도 견딜 만 하지만 진정 견디기 힘든 것은 인간이 만들어 내는 공해입니다. 각 게르(몽골 천막집)에서 뿜어내는 석탄과 자동차 매연으로 저녁이면 온 도시가 매연으로 뒤덮입니다. 아침이면 바로 앞에 보이던 산의 모습이 안 보일 정도입니다. 특히 작년에 비해 기관지염을 앓는 어린이가 6배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저도 3주일째 기관지염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기침으로 두통과 고열을 유발하여 폐렴으로까지 가지 않을까 걱정까지 할 정도입니다. 정부에서 특별한 자금이 없는 한 겨울철 매연의 문제는 장기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의 생활은 추위보다 매연이 가장 큰 적입니다.



저가 소속되어 사역하고 있는 CAMA는 현재 수도 울란바토르와 달항, 에르데넷, 불강에 사역자들이 있습니다. 계속 서쪽으로 사역지를 이동 중에 있으며, 하지만 역으로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현재 까지 몽골 전체 인구의 반이 모여 살고 있으며 계속 주위로 유입되고 있기에 이곳의 사역 또한 무시 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2년간의 언어 연수 후 수도에 남을지 서쪽으로 이동할 지 기도 중에 있습니다.

몽골 제2의 도시 달항으로 가는 길입니다. 러시아의 영향 아래에서 러시아인에 의해 공장들이 세워졌다가 그들이 떠나면서 함께 현재 도시가 기울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교회 사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수도와는 3시간의 가장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몽골에서의 여행은 고독과의 싸움입니다. 차 밖은 풀을 찾아 헤매는 소떼나 말뿐 아무것도 없습니다. 특히 밤에 돌아오는 길을 보여 주고 싶은데 찍은 사진이 그냥 검은 색이랍니다. 인기척이나 불빛 하나 없는 칠흑 같은 어둠이랍니다. 밤하늘의 빛나는 별빛도 눈부신 은하수도 대초원의 침묵 같은 어둠에 그 빛을 잃어 버릴 정도의 어둠입니다.

성서에서 주로 하나님과 만난 장소는 광야라고 합니다. 광야는 고독과 침묵의 장소이니 결국 나 자신도 비워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소리를 지른들 들어 줄 사람도 없고, 자랑을 하여도 칭찬해 줄 사람이 없으니 결국 겸허히 그분께 의지할 수밖에 없는 곳인 것 같습니다.

수도에서 3시간의 여행 후 몽골 친구 투무루와 몽골 제2의 도시 달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제2의 도시라는 명칭에 비해 미국의 어느 이름 없는 조그마한 소도시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최근에 지은 기념탑에서 인근에 놀고 있는 어린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마 검은 안경이 없으면 저도 아마 그들의 삼촌정도로 보일 정도로 몽골인과 한국인이 닮았습니다.

달항에 있는 몽골 현지인 교회 사역자입니다. 최근에 몽골 다른 중소도시에서 교회 개척 사역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들 가족은 다시 해외 선교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벌써 그의 아내 토야는 2년간 오엠과 해외 선교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렇게 몽골 선교 15년 만에 몽골에서도 현지 사역자들이 선교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추수감사 디너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수도에서 6시간 멀리 ‘불강’에 사는 다른 동료 사역자의 초청을 받았습니다. 가는 길이 눈으로 얼어서 10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추수감사 디너를 위해 차로 갔습니다.

화장실의 바닥이 얼어 화장실 밑으로 빠질 위험이 있다고 하여 화장실 뒤쪽에서 실례를 하고 있는 반석이. 뒤쪽으로 들개와 까마귀가 먹이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드디어 불강에 도착하였습니다. 이 도시는 옆의 5층짜리 주정부 건물 말고는 주도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시골 읍내 같은 분위기 입니다. 다니는 버스가 없으니 앞의 사진처럼 그냥 먼 길을 말없이 걷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만날 수가 있습니다.

추수감사 디너를 가진 후 다른 선교사 자녀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하늘. 아직 낯선 땅이라 어른들 보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병치레가 많습니다. 팔 다리를 다쳐도 마땅한 병원이 중소도시에 없어 차로 3-4시간이 걸려 수도인 울란바토르까지 와야 한다고 합니다.

보통 6학년까지 부모님과 같이 있다 Middle School부터는 해외에 있는 선교사 학교로 가게 됩니다. 또 다시 다른 이별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녀들이 적응을 잘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기에, 선교사 가족들에게는 사역보다 자녀 교육문제가 더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선교사 부모들은 파송 받은 교회와 친구와의 이별을 경험했지만 다시 또 한번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어야만 한답니다.

추수감사 디너를 끝내고 1시간 거리인 이르떼넷으로 돌아 왔습니다. 이곳은 다른 한인 선교사님이 사역하시는 곳입니다. 교회 개척 사역을 활발하게 하고 계십니다. 이 도시는 서부로 가는 관문이며 몽골의 광산 계발과 함께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이곳 까지 기차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직 서쪽으로 길이 개통이 되어 있지 않지만 이곳에 사역 중이신 임선교사님은 길이 열림과 함께 복음을 전파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하룻밤 신세를 지고 저녁 7시에 출발 다음날 아침 7시에 도착하는 기차를 타고 울란바토르를 돌아 왔습니다. 12시간의 긴 기차 여행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난생 처음 타보는 침대 기차에 마냥 신기해하였습니다. 아름다운 몽골의 대초원을 뒤로 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왔습니다.

Jason Hyunho Lee
Web: www.aquaballo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