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 온 가족이 모여 행복한 모습으로 교회를 향한다. 은혜로운 예배를 마치면, 가족 단위로 삼삼오오 모여 다른 가족과 친교를 나누고, 성경공부로 교회 봉사로 발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이혼한 사람은 어디로 가야 할까?

전반적으로 보수적이고 소문이 빠른 이민사회에서, ‘이혼’이라는 주홍글씨까지 가슴에 새긴 이들은 설 곳이 좁디 좁다. 이혼 과정 가운데 받은 상처와 아픔이 채 아물기도 전에, 교회에서 조차 물과 기름처럼 겉돌기만 하는 이혼자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가슴을 열고 기다리는 교회가 있다.

안미향 목사가 시무하는 늘사랑교회는 노크로스의 작은 사무실에 위치해 있다. 6년간 기도원 사역을 하던 안 목사는 ‘싱글을 위한 사역을 하라’는 말씀에 순종해 오십이 다된 나이에 ‘용감하게’ 개척을 시작했다. 소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이혼자들을 위로하고, 세워주는 목자가 되길 소망한다는 그녀를 만났다.

“처음에는 싱글을 위한 사역을 했어요. 솔직히 여자는 혼자가 되도 잘 사는데, 남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잖아요. 소문을 듣고 찾아온 분들 가운데는 ‘우물가서 숭늉 내놓으라’는 식으로 다짜고짜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여성을 소개해 달라는 경우도 많아요. ‘하나님의 의’가 우선이 아니라 영주권이나 결혼이 목적인 분들에게 상담부터 시작하지만 자기 뜻대로 안되면 나가서 중상모략을 하거나 교회를 비방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웃어 넘기면서 하는 이야기 속엔 여성 목회자로서 ‘상처받은 적은 무리’를 품고 섬기면서 받았을 아픔과 동시에 이들을 향한 절절한 기도가 녹아있었다.

▲애틀랜타 한인사회의 높은 이혼율에 새삼 놀라게 된다는 안미향 목사는 교회 내에 이들을 위한 전문사역이 부재한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애틀랜타 올드 타이머 가운데 한 사람이기도 한 안미향 목사는 오랜 시간 이혼자들과 이혼위기의 가정을 상담해왔다. 그녀는 애틀랜타 한인사회의 높은 비율 이혼율에 새삼 놀란다고 한다. 이 비율은 한인교회에도 그대로 반영되지만, 이혼자들을 위한 전문적인 사역이나 기관이 전무한 실정이다.

“계속 전화상담을 했어요. 이혼 직전에 오는 부부도 많은데, 예수 믿는 사람이라고 예외는 아니에요. ‘술-바람-폭력’, 3박자가 갖춰지면 강퍅해질 대로 강퍅해져서 찾아와요. 이혼 서류 들어가기 전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상담이나 받아보자는 거죠. 일단은 들어주고, 위로해주면서 그에 맞는 말씀을 전해주고 기도해주면, 본인의 잘못을 깨닫고 회복되는 경우도 많았어요. 기도원 사역을 할 때는 애틀랜타 전 교회에서 어떻게 알고 찾아오곤 했어요”

겉으로 나타난 건 남편의 잘못이지만, 상담으로 영성이 회복되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회개하고 기도하면서 가정이 회복되고 둘 다 신앙이 살아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이혼을 했거나 이혼을 돌이킬 수 없는 경우도 많아, 비록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해도 ‘그 영혼 하나를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는 심정’으로 한 명 한 명을 대한다고 한다.

“싱글 사역을 시작하면서 10여명의 성도들이 드나들면서 속도 많이 썩였어요. 한 해가 저물어 가는데 열매는 없고…안타까운 마음에 제 자신을 돌아보니 아직까지 쓴뿌리와 세상적 기질이 살아있어 훈련시키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이혼한지 20년 된 한 성도님이 이 사역에 동참하기로 결단하는 열매를 주셨어요. 감사할 따름이죠”

안미향 목사는 늘사랑교회를 ‘이혼자를 향해 열린 교회’로 만들어 가는 한편 기도원 사역을 병행하고자 새로운 성전을 찾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도 열려있으니 언제나 누구든지 문을 두드리세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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