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라크 모술에서 반기독교 테러가 급증함에 따라 현지 기독교인에 대한 기도가 시급하게 요청되고 있다.

이라크 당국은 지난 2주간 신변의 안전을 위해 모술을 빠져나온 기독교계 주민의 수가 8천3백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모 술에서는 지난 주 초 청소년을 포함한 기독교계 주민 7명이 총기에 난사당한 시신으로 발견된 데 바로 이어 24시간 만에 모술 내 각기 다른 지역에서 기독교계 주민 3명이 연달아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한편 테러 공격으로 인한 희생자 수는 10월에 들어서만 20명에 이르는 것으로 발표됐다.

모술 지역은 원래 이슬람 수니파를 비롯해 시아파, 쿠르드계, 기독교계 등이 공존해 온 다문화·다종족 지역이었으나 2003년 미국의 이라크 개전 이후 수니파 반군조직인 알카에다의 주요 거점지가 되면서 극단주의 세력이 자리잡게 됐다.

이 들 극단주의 세력은 종교적, 정치적 목적을 갖고 소수파인 기독교계 주민들을 대상으로 개종 강요, 납치, 살해, 폭탄 테러 등의 공격을 자행해 왔으며, 특히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테러 공격들은 다수파인 수니파에 유리하게 개정된 이 지역 선거법에 기독교계가 반발하고 나선 데 따른 것이라고 현지 교계 지도자들과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들 극단주의 세력의 목표는 궁극적으로는 이라크에서 기독교인들을 없애는 데 있다고 한 이라크 고위 성직자는 밝혔다. 올해 3월 초 피살된 파울로스 파라즈 라호 대주교의 후임자이기도 한 루이스 사코 주교는 얼마 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독교를 소멸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시위가 이곳에서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코 주교는 특히 이라크에서 기독교는 소수종교며, 다른 종파들과 달리 자체 무장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며 미국과 이라크 정부가 소수종교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이라크 내에서 ‘기독교의 소멸’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이라크 교계는 미국 교계와 함께 이라크 의회에 소수종교 대표를 위한 의석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라크의 기독교 인구는 전체 2천6백만 명 중 3%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2003년 이라크전 개전 이래로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안전을 위해 이라크 밖으로 이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편 최근 모술에서의 잇따른 테러 공격들에 세계 교계 또한 우려하며 기도로 고난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종교자유위원회(RLC)는 15일자 기도 소식지를 통해 “이라크에서 1950년대 초 유대인들이 ‘인종 청소’의 희생이 된 이래로 오늘날에는 기독교인들이 그 대상이 되고 있는 듯하다”며 이라크 내의 평화와 기독교를 비롯한 소수종교를 위해 세계 교인들이 한마음으로 기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