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한때 한국에서 유행했던 광고문구다. 가족과 회사를 위해 쉼 없이 일해온 중년들에게 모든 것을 잊고 한번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라는 멘트였다. 이 짧은 멘트가 반향을 일으킨 것은 그만큼 현대사회가 복잡하고 빨라지면서, 휴식 다운 휴식, 편안한 쉼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그 시점이 언제든, 그리스도께 붙잡힌바 되어 돈과 명예와 자신의 인생계획을 포기하고 한 평생 그리스도의 어린양을 돌보다가 목회의 일선에서 물러난 은퇴 목회자들.‘월화수목금금금’으로 비즈니스에 매달리는 성도들이 주를 이루는 이민교회 특성상, 덩달아 눈코뜰새 없이 사역에 정진하다보면 어느새 은퇴연령이 되어 버린 그들. 하지만 이들에겐 하나님 나라를 향한 꿈과 소망을 이뤄나가는 것이 세상에서 줄 수 없는 ‘진정한 평안이요 휴식’이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제 막 인생을 시작한’은퇴 목회자들과 무임 사역자들을 위한 목자들의 교회가 5일 창립 5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작지만 의미 있고 꼭 필요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목자들의교회 다섯살 생일잔치에는 지역교회 목회자들과 교단 관계자, 성도들이 참석해 축하하고 격려했다. 예배는 기도(조경준 목사), 특송(윤수지 사모), 설교(박조준 목사), 축사(황영호 목사, 박승로 목사), 축도(김세희 목사) 등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미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 2위로 꼽힌 스와니로 이사하게 됐다”며 “애틀랜타에서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고 인사한 박조준 목사는 빌립보서 3장 7-16절 ‘뒤에 것은 잊어 버리고’를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박 목사는 “뒤의 것을 잊어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며 “백미러를 잠시 보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지만 백미러만 보고 달리면 큰 사고가 난다. 과거의 성공, 실패 다 잊어라. 앞을 향해 나가자. 우리에겐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목사는 “은퇴를 할 때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후임목사가 마음 놓고 할 수 있도록 은퇴식 다음날 미국으로 왔다. 평생 교회를 위해 힘썼는데 짐이 돼선 안 된다. 나이 들면 젊은 사람이 맘에 안 든다. 아들이라 할지라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래도 자기만 못해 보인다. 떠나라. 뒤의 것은 잊고 편안히 살자”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박 목사는 “목자들의 교회가 너무나 귀하다. 은퇴 목사들은 갈 곳이 없다. 이제 남은 건 재미있게 지내는 것이다. 교단과 생각이 달라도 더 크게 하나될 수 있다”며 “교계와 지역사회, 교회를 위해 함께 힘쓰자“고 격려했다.

한편, 목자들의 교회는 2003년 9월 3일, 문인기 목사를 중심으로 원로, 은퇴 목사 5인이 뜻을 모아 은목교회로 설립했으며, 작년 1월 ‘목자들의 교회’로 이름을 바꿔 그 수용의 폭을 더욱 넓혔다.

목자들의 교회는 담임목사를 따로 두지 않고 회장, 서기, 회계, 감사, 예배부장, 총괄부장 제도로 운영해오고 있으며, 설립 당시 ‘병원심방’ ‘감옥심방’ ‘중보사역’ ‘환우들을 위한 기도’ 등의 목표를 세워 차근 차근 추진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