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교회들의 근 8년간의 변화 양상을 밝힌 연구보고가 나왔다. ‘미국 대형교회의 변화: 국내 최대 교회들의 8년간의 성장과 혁신을 따라가다(Changes in American Megachurches: Tracing Eight Years of Growth and Innovation in the Nation's largest-Attendance Congregations)’란 제목으로 최근 진행된 미 국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교회들은 빠른 속도로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으며, 이같은 성장에 따라오는 멀티사이트화와 소형교단화, 탈정치화란 변화들을 겪고 있다.

교인 수 증가와 교회의 멀티사이트(multi-site)화

연구에 따르면 주일예배를 기준으로 출석교인 수가 2천 명이 넘는 미국의 대형교회들은 지난 8년간 평균 50%에 이르는 성장을 기록했으며 이 중 20%의 교회들은 100%에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교인 수가 그대로이거나 감소를 보인 교회들은 10%에 불과했다.

이같은 교인 수 증가는 교인들의 수용을 위한 더 넓은 장소를 필요로 하게 된다. 그러나 대형교회들은 기존의 성전을 확장하기보다는 대안들을 선택해 왔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대형교회들은 “커지지 않으면서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2008 년 현재 미국 대형교회의 평균적인 주일예배 참석 교인 수는 4,124명이다. 그러나 본성전의 좌석 수는 평균적으로 1,794석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대형교회들은 보통 교회 내 다른 공간에서 스크린을 통해 예배를 드리게 하는 식의 방법을 택하거나, 예배를 드리는 횟수를 늘리는 방법을 통해 공간 부족을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대형교회들은 교회의 본성전 외에 ‘캠퍼스’라고 불리는 지성전들을 세우는 멀티 사이트화를 대안으로 점점 더 많이 선택하고 있어서, 지난 8년간 30% 이상의 대형교회들이 이 모델을 도입했다. 이는 멀티 사이트화를 선택한 대형교회가 미국에서 6~10년 전에는 8%, 11~15년 전에는 8%에 불과했던 것에 비할 때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2008년 현재 머 멀티 사이트 모델을 도입한 대형교회는 전체의 37%이고 22%가 이 모델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년 전에는 22%만이 멀티 사이트 교회였으며 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교회는 한 군데도 없었다.

보고서에 나타난 오늘날 미국 대형교회들은 평균적으로 두 곳 이상의 지성전을 가지고 있으며 주일예배를 4회 드리고 있다. 한편 전체 대형교회 중 5%에 속하는 교회들은 그보다 많은 수의 지성전이 있으며 적게는 6회 많이 24회까지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러한 멀티 사이트 모델은 교회 개척의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는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 이같은 주장과 반대되는 결과가 이번 연구를 통해 나왔다.

멀 티 사이트 교회 중 전체 60%가량이 새로운 교회를 개척했으며, 교회를 한 곳도 개척하지 않은 멀티 사이트 교회는 16%를 기록해 멀티 사이트가 아닌 교회 중 50%가 교회를 개척하고, 26%가 교회를 한 곳도 개척하지 않았다고 답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대형교회에서의 교회 개척은 지난 2000년 68%에서 2008년 77%로 8년간 9% 증가했다.

대형교회의 소형교단(mini-denomination)화

보고서는 또다른 대형교회들의 변화 양상은 전통적인 교단들의 대체로서의 소형교단화라고 주장했다.

연구에 참여한 스캇 서마(Thumma) 하트퍼드신학교 교수는 “대형교회들은 그들의 내부와 주위로 한 때 교단들에 의해서만 가능했던 구조와 기능들을 새롭게 만들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구조와 기능에는 목회자들과 교회들을 네트워크하고, 목회와 선교를 위한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며, 사회봉사를 위한 인원을 동원하고, 교회를 개척하는 것들이 포함된다.

서마 교수는 “대형교회를 지역교회라고 부를 수 있다면, 국가적 관료조직인 교단 차원에서 이뤄지던 모든 것들이 지역교회의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교회들이 교단의 존재에 가장 큰 위협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교단의 존재를 위협하는 많은 요소들이 있고 그 중에서도 대형교회는 덜 위협스러운 경쟁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형교회들 정치보다는 사회정의 더 강조

지난 8년간 대형교회는 또한 탈정치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서마 교수에 따르면 오늘날 대부분의 대형교회 교인들이 공화당원이지만, 그들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 “골수 보수주의자”는 아니다.

이 번 조사에 응한 대형교회 중 33%만이 교인 중 다수가 강력한 보수주의자라고 밝혔으며 44%가 다소 보수주의자이며, 17%가 다수가 중도파에 가까운 우파라고 밝혔다. 이는 2005년에 각각의 비율이 51%, 33%, 11%였던 것에 비해 급격한 변화다.

보고서는 또한 흥미롭게도 대형교회 교인들이 올해 대선에서조차 그다지 정치적으로 활동적이지 않으며 “대다수가 가능한 한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대 형교회들은 대신에 점점 더 사회정의와 사회봉사에 강조를 두고 있다. 이는 2000년에 대형교회의 34%만이 사회정의와 사회봉사를 가장 중요시한다고 답한 반면 2008년에는 51%가 이같이 답한 데서 드러난다. 2008년에 사회봉사 활동이 교회의 주요 활동이 되고 있다고 답한 대형교회는 73%에 달했다.

한편 이러한 현상은 대형교회들이 점점 더 포괄적인 신학적 입장을 취하는 경향에서 비롯된 것으로도 보인다.

서 마 교수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형교회들은 보수적인 신학적 입장을 취해 왔고 이는 현재도 변함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대형교회들은 점점 보수적인 개신교 안에서의 특수한 신학적 분파에서 벗어나 보다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복음주의에서 신학적 정체성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8년 전 대형교회들이 48%만이 복음주의로 그들 교회의 신학적 입장을 규정한 반면 2008년에는 65%가 복음주의라고 답했다. 반면 카리스마파나 오순절파 등 특수한 분파에 분류되기를 선택한 대형교회들은 2000년에는 각각 14%, 11%였던 데 비해 2008년에는 각각 7%, 4%에 머물렀다.

이번 연구는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미국 내 1천2백 개 대형교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