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한국인의 미국 여행 비자가 면제되면서 한국과 미국교회 및 기독교 기관단체 사이의 학술, 정보, 선교, 문화 등에 대한 교류협력도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4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VWP) 가입을 위한 ‘여행자 범죄정보 교환’에 대한 실무협상이 타결됐다고 알리고 “국회 동의 등 국내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초부터 무비자 미국 여행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비자를 발급받지 않고 미국 여행을 하려면 전자여권이 반드시 필요하며 체류 기간은 최대 90일이다.

무비자 미국 입국의 길이 열리자 국내 선교지도자들은 그동안 비자 문제로 미국을 방문하지 못한 한국의 목회자와 선교사, 성도, 기독교 기관단체 관계자들이 미국교회와 기관단체의 활동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배우는 등 교류협력의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백석대 문화선교연구원 장훈태 원장은 “과거부터 한국교회와 미국교회는 불가분의 관계였는데 이제 목회, 신학, 선교, 문화 등의 분야에서 미국교회와 더욱 긴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진행되는 선교대회 및 세미나 참석이 예전보다 쉬워지는 등 한국인 사역자들과 미국 사역자들이 사역 정보와 전략을 공유하고 서로 도전 받는 기회가 늘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 홍영진 총무는 “한국교회가 미국교회를 선진모델로 여기고 벤치마킹하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 미국교회에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 같다”며 “미국교회를 무조건 벤치마킹 할 것이 아니라 한국적 상황을 고려하여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특히 미국의 신앙 유산을 배우는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 비자 발급기준의 하나인 경제적, 사회적 기반 부족으로 비자 발급에 불이익을 받던 제3국 파송 한국인 선교사들도 무비자 미국 방문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KWMA 한정국 총무는 “그동안 미국 비자 발급이 쉽지 않던 제3세계 전방개척지역의 한국인 선교사들도 미국을 쉽게 방문해 사역 지도와 연장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UBF 이사무엘 대표도 “제3국에 파송된 많은 UBF 한국인 선교사들이 비자 문제로 미국에서 열린 국제 컨퍼런스 등 주요 행사 참석이 쉽지 않았다”며 “앞으로 제3국 한국인 선교사들의 참석이 늘면서 이들과 활발한 교류와 네트워크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외에도 미국 교회 리더십과 교류하며 한국 사역자들의 국제적 리더십을 개발할 수 있으며 한국교회와 미주 한인교회가 자유롭게 왕래하며 한인 디아스포라 선교동원 운동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사역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무비자 미국 여행이 자칫 불법 장기 체류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WEC 한국 유병국 대표는 “미국교회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영국의 경우처럼 혹시라도 미국에 간 목회자들이 한국에 돌아오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고 말했다. 한정국 목사는 “미국 LA와 뉴욕이 ‘한국 선교사들의 무덤’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목회자, 선교사들이 미국을 방문했다가 자녀 교육 등을 이유로 눌러 앉는 경우가 많아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