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는 목회스탭들과의 모임에서 우리는'Meaning Makers'(의미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나누었습니다. 중년에 이른 모세가 미디안 광야에서 인생의 좌절기를 지내면서 그 손에 들고 있었던 보잘 것 없는 지팡이를 들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여 출애굽의 역사에 나섰을 때 성경은 모세의 손에 '하나님의 지팡이'가 들려있었다고 기록했습니다. 그런 의미 부여입니다. 삶이란 것이 매일 신나고 폼 나는 것이 아닙니다. 걱정과 근심, 수고와 눈물이 따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삶에 하나님의 거룩한 목적이 담겨져 있으면 우리들이 붙잡고 살아가던 그 보잘 것 없는 것들도 모두 '하나님의 지팡이'가 되는 것입니다.

교회도 그렇습니다. 교회도 끊임없는 무의미를 강요하는 세상에서 거룩한 삶의 의미를 만들어 가는 곳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시시하고 무의미한 것을 반복하도록 강요하는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헛되고 부질없는 것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이런 것들을 우리에게 강요합니다. 목회자들은 이런 유혹은 물론 강요함을 버텨내어야 합니다. 특별히 이민목회자들이 조심해야 하는 것이 겸손한 헌신을 통해 교회를 강건하게 세워가는 일에 무관심 하면서 끊임없이 자기를 알아주기 바라고 보채는 사람들에게 붙잡히는 것입니다. 교회를 무의미와 무기력하게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너무 할 일이 많습니다. 우리 교회는 겸손한 헌신자들, 제대로 훈련된 영적인 권위를 가진 지도자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복음의 열정으로 잃은 영혼들을 구원하는 일에 상처받은 자들을 치유하는 일에 선하고 의로운 일을 위해 쓰임 받기를 결단하는 제자만드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자리 다툼이나 자기 내세우는 일에 집착되어 있는 분들을 만족시킬 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우리교회만해도 이제는 건강하지 못한 문화를 강요하는 분들은 자기 자리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지혜롭게 빨리 건강한 교회 문화를 받아들이고 겸손한 헌신자의 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제가 많이 강조하는 것이지만 교회라는 공동체도 건강한 진실된 공동체(genuine community)가 있고 건강하지 못한 피상적 공동체(pseudo community)가 있습니다. 건강하며 진실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피상적인 공동체 문화를 버려야만 합니다.
사도바울은 하나님께서 교회에 각양의 은사를 선물로 주시는 목적이 "이는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4:12)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온전케 하며'라는 말은 '고친다' 또는 '꿰맨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이 되는 교회는 최고최선의 진실된 공동체입니다. 우리가 받은 은혜와 은사는 이를 위해 하나님이 주신 것입니다.

교회도 교회를 움직이는 '목적'(purpose)과 '원칙'(principle)이 중심이 되어야지 사람들 개개인의 성향과 취향에 의해 움직이면 안됩니다. 가끔 어떤 분들이 우리교회에 대해 신기하게 생각하여 질문합니다. "어떻게 부흥하면서도 크게 싸우는 일이 없느냐", "어떻게 그리 큰 일을 하면서도 항상 밝고 행복한 모습들이냐" 이런 맥락의 질문들입니다. 제 대답은 물론 "그렇지도 않아요. 우리도 문제가 많아요." 이렇게 말하지만 그것은 그냥 겸양의 미덕을 보이려는 것 뿐입니다. 솔직히 말하고 싶은 것은 '교회가 교회다와야 하는 원칙' 그리고 '성도가 성도다와야 하는 원칙'을 고수하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하나님이 허락하신 선물이라고 믿습니다. 감히 제가 드리는 말씀이지만 목회는 영적 전쟁입니다. 교회를 교회답게 만드는 원칙과 목적을 지키기 위해 제가 싸워야 하는 싸움이 있습니다. 이 과정 가운데 섭섭해 하는 사람들은 물론 불만을 가지는 사람들도 당연히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목사도 사람이고 교회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끊임없이 예수님이 중심이 되는 교회가 되기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내가 이 교회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에서 "내가 어떻게 쓰임받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왜 나를 알아주지 않지"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며 사랑하고 섬길 수 있을까"를 노력하는 것입니다. '내 마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이 앞서야 합니다. '내 생각'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이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교회가 필요로 할 때 쓰임 받는 것을 축복으로 알아야 합니다. 우리 교회의 오늘이 있기까지 필요에 따라 앞에 나서기도 하고 뒤에서 헌신하면서 함께 어렵고 힘든 시절을 지켜온 교인들이 많이 계십니다. 특별히 건축이라는 어렵고 큰 일을 통해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하게 하셨습니다. 이번 건축의 역사를 통해서도 하나님은 우리 가운데 크고 놀라운 일을 이루실 것이고 그 일을 위해 쓰임 받는 사람들을 세워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