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를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잠깐 스쳐 지나가는 사람, 길이 길이 기억에 남는 사람, 속을 끓이면서 오래 씨름하며 붙잡고 있던 사람, 가슴에 늘 파문을 던지는 사람...사람마다 성격도 가지가지, 자란 환경도 가지가지, 사는 방법도 가지가지, 그리고 그 안에 상처도 가지가지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사람은 감당하기가 버거운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목사님들 가운데는 사람 냄새가 싫다고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사람마다 특이한 체취가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끼리 있을 때는 별로 느끼지 못하다가도 외국에 여행이라도 가면 그 나라 사람들에게서만 나는 특이한 체취가 있음을 금방 알게 됩니다. 중국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에 가면 중국 음식에서만 나는 특이한 향이 배어 있는 것을 금방 알 수가 있습니다. 러시아를 가면 그들에게서 나는 암내(?) 비슷한 체취가 강하게 배어 있는 것을 느낍니다. 미국 사람들의 체취와 영국 사람들의 체취가 다릅니다. 의외로 향수가 발달되어 있다는 불란서에서 향수를 별로 쓰지 않는 것을 발견하면서 그들의 특이한 채취에 의아해 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서는 마늘 냄새가 많이 난다고 하는데, 정작 마늘을 정말로 많이 먹는 러시아 사람들에게서는 오히려 마늘 냄새가 그렇게 심하게 나지 않는 것을 발견합니다. 특히 러시아 사람들의 경우 마늘을 생으로 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 그대로 씹어 먹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기에 마늘 냄새가 많이 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신기할 정도입니다. 추운 나라여서 마늘이 추위를 이기는 강정음식이라고 소개하면서 먹으라고 껍질 채 건네주는 것을 사양하느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들에게서는 마늘 냄새가 나지를 않고 대신 특이한 암내가 납니다.

파라과이 사람들에게서도 특이한 냄새가 그들에게서 배어 나오는 것을 느낍니다. 한국에서 60년대 후반과 70년대에 유행 했던 "캄프리 차"와 그 맛이 비슷한 떼레레를 많이 마셔서 그런지 약간은 마리화나 냄새 같이 매콤한 냄새가 그들에게 배어 나오는 것을 느낍니다. 이와 같이 사람 냄새는 기후와 체질 그리고 음식에 따른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결론에 도달 하게 됩니다.

수년전 중국 지하교회에서의 여름 집회가 생각이 납니다. 새벽부터 진행된 집회에 새벽 4시부터 운집한 3-400명에게서 나던 엄청난 냄새로 숨을 쉬기가 곤란했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안수를 받고자 머리를 디밀며 나오던 그들에게서는 숨을 그냥 쉬기가 어려운 악취가 났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각종 사람 냄새가 나는 그곳에 우리 주님이 오셔서 사람들의 그 엄청난 각종 냄새를 같이 맡으면서 함께 하셨습니다. 오병이어 기적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헐벗고 굶주리고 목욕도 별반 못했던 사람들이었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것도 장정만 오천이었으니, 그들에게서 나는 사람 냄새는 오죽하였을까?

우리 주님은 그러한 사람 냄새를 좋아하셨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 냄새에 섞여 있던 우리 주님의 냄새! 우리 주님의 냄새가 참기 어려운 사람들의 냄새와 함께 어우러져서 발하던 그 당시의 광경을 상상해 봅니다. 사람들의 냄새를 뒤덮어버린 우리 주님의 아름다운 향이 이제는 우리에게서도 발하기를 기대하실 우리 주님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아름다운 변화와 회복의 열매로 부터 나는 냄새, 마음 속 깊이 자리 잡았던 상처와 억압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며 갓 피어나는 살폿한 예수 냄새!

오늘도 그 냄새를 우리 가운데서 기대하며 오늘도 사람 냄새 훔씬한 우리 삶의 현장에서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