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를 위해 한국을 방문 중인 문명길 목사(새생명교회)가 18일 교회 성도들에게 소식을 알려왔다. 3차 키모치료 이후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문 목사는, 현재 수치상으로는 거의 정상인의 수준에 가깝다는 기쁜 소식이다.

문명길 목사는 가족뿐 아니라 많은 성도들의 사랑에 감사하다고 전하며, 하나님께서 깊은 사망의 골짜기를 통과하시게 하시는 뜻을 알게 됐다며 감사를 돌렸다.

다음은 문명길 목사의 편지 전문.

<양산에서 제6신>

저는 세 번째 키모를 마치고 형님께서 경영하시는 양산에 있는 콘도에 내려와 형님의 배려로 아주 좋은 방에 머물고 있습니다. 제 건강 상태는 아주 좋습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정상인에 거의 가깝습니다. 이곳 콘도는 해발 약 800미터의 높이에 위치하고 있어서 숲이 많아서 시원하고 공기가 너무나 좋습니다. 등산하기에도 좋고 경치도 빼어나서 제 건강회복에 아주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지난 화요일 최한우, 손경애 성도님 부부가 멀리 영천에서 일부러 저의 얼굴 한 번 보기 위해서 서울 잠실까지 찾아오셨습니다. 하시는 첫 마디가 “어서 빨리 목사님 얼굴 한 번 뵙고 싶었는데, 이렇게 직접 얼굴을 뵈니까, 안심이 되고 너무 감사합니다.” 그러면서 미국 와서 지금까지 겪었던 일, 무엇보다도 우리 교회에 와서 예수님 만나고 목장생활하면서 받았던 목자님 부부의 헌신과 사랑, 예수잔치 때 차량관리하면서 받았던 은혜, 또 요사이는 안내 위원을 하면서 다른 성도님들을 알아가는 기쁨과 배 집사님과 생명의 삶 공부하면서 받았던 감동, 이제 믿음의 부모로서 자신들의 변화된 삶을 통해서 아들을 전도하고자 하는 간절함, 등 그 외에도 많은 간증들을 쏟아 붓고 가셨습니다. 가시면서 “목사님께서 건강하신 것을 보니까 우리 이야기만 하고 갑니다” 하고 짧은 시간을 아쉬워하면서 떠났습니다.

형제님을 배웅하고 돌아오면서 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감격이 제 심령에 넘쳐나면서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실 제가 그 부부를 위해 해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목자부부, 목원들, 그리고 교회 성도님들의 사랑에 대한 보답을 제가 다 가로채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지난 두 달 동안 제가 아프면서 성도님들께 받았던 사랑이 파노라마처럼 뇌리를 스쳐갔습니다. 제가 꼼짝 못하고 혹시나 우리 집에 페인트를 칠해서 그런가 하고 두 주 동안 제 오피스에 누워있을 때, 어떤 성도님들을 현미죽을 쑤어다 주시고, 어떤 분은 갈비탕과 아끼던 한국산 굴비를 정성스럽게 구워서 갖다 주시기도 하고, 어떤 분은 제가 목이 아파서 부드러운 음식 밖에 못 넘기는 것을 아시고, 맛있는 미역국을 끊여주신 분, 여러 차례 호박죽을 딜리버리 해 주신 분, 우리 교회 오신지 얼마 되지도 않으신 부부는 아주 비싼 자라로 만들 약을 갖다 주시면서 저의 회복을 기도해주시던 분,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제 몸종처럼 제 옆에 붙어서 부족한 남편을 헌신적으로 간호해 준 아내의 묵묵한 섬김이 눈물 나게 고맙습니다. 또 사랑하는 애인의 졸업기념 유럽 여행을 다 취소하고 더 많은 시간을 나와 함께 보내려고 애를 쓰는 아들, 그리고 모든 여름 행사를 다 취소하고 내 옆에 붙어서 시중을 들고 때로는 내가 답답해서 눈물을 흘리면 같이 울어주던 딸, 그 동안 제가 받은 사랑을 여기에 다 기록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런 사랑을 받으면서, 그리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까지 다니는 그런 경험을 통해서, 정말 감사했던 것은 지금까지 하나님은 이 힘든 과정을 통해서 제게 놀라운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그것은 사랑 받는 것이 곧 리더십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입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제 건강을 회복시켜주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또 나날이 달라지는 저의 건강 상태를 보면서 새롭게 사역을 구상하면서, 제 자신이 깨닫는 가장 나의 변화된 모습은 눈물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이제 내가 사랑 받는 법을 배웠다는 것입니다. 나는 이때까지 리더십이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뭔가 해 주는 것인 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버지가 강하면 자식이 멀리 가 버리는데, 아버지가 약해지면 오히려 붙습니다. 도와주려 하고, 함께 있으려 합니다.

리더는 하나님을 대신해서 사람들을 위해 뭔가 해 주는 존재가 아닙니다. 자신도 연약하기 짝이 없는 존재임을 인식하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들일 때 오히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리더십을 가진 목사, 교회의 리더는 성도들을 대신해 뭔가 다 해주는 존재가 아니라, 성도님들이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자신을 내려놓는 그런 지도자일 것입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셔서 십자가에 죽기까지 자신을 내려놓은 것처럼 말입니다. 제 눈에 생긴 많은 눈물을 인해서, 제 가슴 속에 담긴 감사로 인해서, 제 얼굴 표정에 담긴 은혜를 보면서, 이제야 하나님의 리더십에 대해 새롭게 깨닫습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사망의 골짜기를 다니게 하신 고통과 성도님들의 깊은 사랑을 통해서 제가 깨달은 것 중의 귀한 한 가지 깨달음입니다. 성도님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축복합니다.

부족한 종 문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