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수도원의 루터
당시 수도원 서약은 “제2의 세례“라고 불리워졌으며 종교적 엘리트들을 위한 것으로 여겨졌다. 수도원에서 루터는 기도, 궁핍, 금욕 등의 고행을 진지하게 실천하면서 남보다 열심히 수련을 쌓았다. 루터는 “만일 어떤 사람이 수도승으로서 하늘나라를 얻을 수 있었다면, 나는 진정으로 그 가운데 한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회고할 정도로 외적으로는 경건했으나 낱낱이 죄를 고백하는 매일 매일의 고해성사에서 그의 양심은 용서보다는 오히려 더욱 더 하나님의 “영원한 형벌만을 느끼고 마실 뿐이었다.”가톨릭 교회에서는 “네 안에 있는 것을 행하라”라는 조언과 함께 “그러면 하나님께서 은혜를 거부하지 않으실 것”이라는 약속을 주었지만, 루터는 스스로의 힘으로써는 아무리 노력해도 이 조언을 따를 수 없어 절망에 빠졌다.

7. 비텐베르크의 루터
1507년 5월 루터는 사제로 서품을 받고 부친이 참석한 가운데 첫 미사를 집전하였다. 다음해 겨울 어거스틴파 수도회의 독일 지역 수장인 슈타우피츠의 추천으로 비텐베르크 대학으로 불려와 교양학부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에 대해 한 학기 강의하였다. 이 때 루터는 어거스틴 수도원에서 묵으면서 자신의 고해신부가 된 슈타우피츠와 개인적으로 친분을 쌓았다. 슈타우피츠는 루터가 영적으로 절망의 문턱에 다다라서 자신이 하나님에 의해 예정되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자신의 생각에 몰두하기 보다는 그리스도의 상처를 붙잡고서 우리의 죄를 위해 흘리신 그의 가장 고귀로운 피를 보라고 권면했다.비텐베르크에서 루터는 가르치는 한편 신학 강의를 들으며 분주히 보냈다.

8. 로마로..
루터는 1509년에 수도사들의 신학교육도 맡고 대학에서 자신의 신학교육을 계속하기 위해 에르푸르트로 돌아와 헬라어와 히브리어를 공부하였다. 다음 해 루터는 종단 내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로마로 파견되었다. 당시 ‘교황의 교설(도그마)에 너무나 깊이 심취해 있던’ 루터는 로마에서 카톨릭 교회의 영적인 공덕에 참여하고자 미사도 집전하고 성당, 사원, 카타콤, ‘거룩한 계단’을 마치 ‘미친 성자처럼’ 방문하였다. 여행을 다녀온 후 그는 회고하기를 이 거룩한 도시를 처음 본 순간 “나도 모르게 땅에 엎드려 ‘오, 로마여! 축복받은 도시여!’라고 외쳤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가 나중에 “하나님이 교회를 짓는 바로 옆에 마귀는 자신의 제단을 놓는다.”고 한 말은 바로 로마에 해당되는 것이었다.

9. 성경 주석가 루터
로마에서 에르푸르트로 돌아온 뒤 루터는 1511년 여름에 다시 비텐베르크로 옮겨와 신학 공부를 계속했다. 그는 1512년 10월 19일 비텐베르크 대학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3일 후 슈타우피츠의 뒤를 이어 성경신학 교수가 되었다. 루터는 철학에 이어 본격적으로 성경을 강해하게 되었는데, 스콜라 신학으로부터의 ‘무대의 변화’는 중요한 결과를 가져오는 사건이다. 그는 첫 성경 주해로 시편을 택한(1513 - 15) 뒤 이어서 로마서 강해 (1515 - 16), 갈라디아서 강해(1516 - 17), 히브리서 강해 (1517 - 18)를 계속했다.

10. 복음의 발견
수도원의 루터는 고해성사를 통해서 죄 용서의 확신을 얻을 수 없었다. 그러나 롬 1:17의 말씀에서 복음의 참된 의미를 발견하게 되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

‘하나님의 의’는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인하여 죄인이 의롭다고 칭하시는 의이며, 인간은 이것을 복음 안에서 믿음으로 받는다. 루터는 사망하기 1년 전 작성한 라틴어 저작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이 때를 회상하고 있다.

“나는 격렬하고 고통스러운 양심으로 화를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바울의 그 말씀에 끈덕지게 매달렸고 아주 열렬히 성 바울이 원하는 것을 알고자 하였다. 마침내 하나님의 자비로 밤낮으로 묵상하는 가운데 나는 그 단어들이 나오는 문맥에 주의를 기울였다.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 거기서 나는, 하나님의 의는 이 의에 의하여 의인이 하나님의 선물, 즉 믿음으로 살아가는 바 그 의라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 여기서 나는 완전히 새로 거듭나서 열린 문들을 통하여 낙원으로 들어갔다는 것을 느꼈다. … 그리고 나는 ‘하나님의 의’라는 단어를 이전에 미워하였던 것만큼이나 이제 사랑으로 나의 가장 달콤한 단어로 찬양하였다. 이렇게 해서 바울의 바로 그 구절은 내게 진정으로 낙원으로 들어가는 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