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티베트 독립시위에 대한 중국정부의 강경진압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오는 8월 8일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을 보이콧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개막식 보이콧은 국경없는기자회(RSF)가 티베트 사태와 관련 중국에 압박을 가하는 수단으로 각국 정치 지도자들에게 참여를 제안했다.

프랑스 베르나르 쿠슈네르(Kouchner) 외무장관은 18일 기자회견에서 “개막식 보이콧은 전면적인 올림픽 보이콧보다 덜 부정적”이라며 올림픽 개막식 보이콧을 EU 외무장관 회담에서 거론, EU 차원에서 다루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스 게르트 푀터링(Pöttering) 유럽의회 의장도 중국의 강경 진압이 계속된다면 각국 정부들이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참관을 재고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런 식의 억압이 계속된다면 정치 지도자들은 개막식 참관이 과연 책임있는 행동인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은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계의 항의도 거세지고 있다.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CONI) 경기국장과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사무총장을 지낸 루치아노 바라(Bara)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티베트 사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면 “올림픽만 생각하지 수백만의 자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자 접영 50m 세계챔피언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롤랜드 쇼먼(Schoeman)과 네덜란드 수영 영웅 피터 반덴 호헨반트(Hoogenband)도 IOC가 선수들을 대신해 중국의 티베트 강경진압을 지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티베트 정부는 현재까지 99명이 중국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중국 정부는 16명으로 사망자 수를 발표하고 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시위대의 투항 시한으로 제시한 18일 이전인 지난 주말 티베트 수도인 라싸에서 시위 가담 혐의자 1천여 명이 체포·구금됐다. 라싸에 배치된 1만여 명의 군인과 무장경찰들은 장갑차를 앞세우고 가택 수색을 강화하고 있으며, 망명하거나 사망한 정치범의 가족들까지 무차별 검거하고 있어 시위대 색출을 구실로 티베트 독립운동 탄압에 나서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중국이 올림픽 유치 당시 약속했던 인권 정책 개선을 이행하라는 압박을 계속해서 가해 왔다. 유럽의회는 지난 달 이같은 약속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올림픽의 전면적인 보이콧과 개최지 변경 운동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미국의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Spielberg)는 수단 정부의 다르푸르 학살을 중국이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데 항의하는 뜻으로 올림픽 개폐막식 예술고문직을 사임했다.

이밖에도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미아 패로우(Farrow), 리처드 기어(Gere) 등 헐리웃 영화배우 등도 중국의 인권 정책과 다르푸르 사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한편 올림픽 불참을 촉구 받아 온 미국 조지 W. 부시(Bush) 대통령은 올림픽 참관은 하되 후진타오 주석을 만나 인권 문제를 거론하겠다는 뜻을 이달 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