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앙 지도 급변

미국의 신앙 지도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어린 시절 갖고 있던 종교에서 타 종교로 바꾼 사람이 성인의 1/4을 차지하며, 개신교 내부에서 교파를 바꾼 사람을 포함하면 그 비율은 44%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와 사회 문제를 연구하는 퓨 포럼은 지난 달 25일 미국 성인의 종교 생활에 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규모의 미국 신앙 지도에 관해 처음으로 보여주고 있는 이 보고서는 총 148페이지 분량으로, 지난 해 5월 8일부터 8월 13일까지 미국 성인 3만 5천 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 결과를 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미국 개신교도 비율의 변화다. 1970년대 2/3를 차지했던 미국의 개신교도인은 이번 조사 결과 51%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 대상자 가운데 70대 이상의 성인 62%는 개신교도라고 답했지만 18-29세 젊은 성인들은 43%만이 개신교도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종교가 없다고 대답한 이들은 16.1%로 늘어났다. 젊은 층(18-29세)만 본다면 이 비율은 25%까지 늘어난다. 또한 1980년대 이 비율이 5-8%로 나타났던 것에 비하면 무종교인은 2배 이상 늘어났다. 이 추세로 가다 보면 개신교인들은 점점 줄고 무종교인의 수가 국가로서의 위상 마저도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연령대별 조사 결과를 비교하면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진다. 70대 이상의 응답자들은 8%만이 종교가 없다고 말했지만 18-29세 젊은 성인들은 무려 1/4이 자신이 무종교인이라고 답한 것이다.

가톨릭의 경우 성인 신자 가운데 1/3이 타 종교로 개종해 가장 많은 신자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미국 전체적으로 10%의 인구가 가톨릭을 떠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나마 가톨릭 지역인 남미에서 온 이민자들 덕에 가톨릭 교세는 유지되고 있다. 미국 가톨릭 교인의 1/3은 남미 출신이다.

이 외 이슬람, 유대교, 불교 등 다른 종교를 믿는 인구는 8%로 약진했다.

퓨 포럼은 "미국의 종교 시장은 아주 역동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퓨 포럼은 이 증거로 무종교인의 성장을 꼽았다. 무종교인은 이번 조사 결과에서 가장 큰 비율로 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퓨 포럼은 같은 종교 내에서도 종파를 바꾼 이들이 많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풀러 신학교 리처드 마우 총장은 이에 대해 "이제 개신교의 잣대로 미국인의 특성을 이해하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일”이라며 "점점 다원화 되어가는 사회 속에 살고 있는 우리 개신교도들은 어떻게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심사숙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