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다음세대를 선교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선교의 주체로 세우기 위한 논의에 나섰다.

KWMA는 11월 2일부터 4일까지 경기도 가평 필그림하우스에서 '다음세대, 대상을 넘어 주체로'를 주제로 제24회 한국선교지도자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KWMA 회원단체 대표와 실무 리더, 차세대 선교 리더십 등 120명 내외가 참석해 다음세대 선교의 현실과 과제, 세대 간 협력 방안을 나눴다.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은 '당신은 다음세대가 아니고 지금세대입니다'라는 제목의 기조강연에서 한국 선교가 중요한 전환점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강 사무총장은 "전체 한국인 선교사 가운데 60대 이상이 약 29.4%에 이를 정도로 고령화됐다"며 "기성세대가 물러난 뒤 젊은 세대가 선교와 교회의 책임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선배가 후배를 양육하고 후배가 준비된 자리에서 책임을 맡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사무총장은 "예레미야와 다니엘, 다윗, 사무엘 등은 젊은 나이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으며, 위클리프 성서번역선교회 창설자 윌리엄 카메론 타운센드는 21세에 과테말라 칵치켈 부족을 대상으로 전도했다. 또 한국 초기 선교사들 역시 대부분 30세 이전에 조선 땅을 찾았다"고 전했다. 이어 "26세에 조선에 온 알렌, 25세에 입국한 게일과 언더우드, 27세에 도착한 아펜젤러, 43년간 여성과 장애인을 위해 헌신한 로제타 셔우드 홀 등, 선교 역사의 중요한 발걸음이 젊은 세대의 결단과 헌신으로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는 포럼에 참석한 청년들에게 "소위 다음세대라고 일컫는 여러분은 다음세대가 아니라 지금 사역해야 하는 지금 세대"라고 선언했다. 이어 예레미야에게 "너는 아이라 말하지 말라"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인용해 "젊다는 이유로 사명을 미루거나 자신을 한계 짓지 말라"며 "지금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빠른 때임을 기억하고 선교의 주체로 나서라"고 권면했다. 

세션 1 '마주하다'에서는 박경원 소장과 조은주 팀장(한국대학생선교회 C-Lab·CCC 사역연구소)이 다음세대의 지형에 관해 나눴다. 박경원 소장은 다음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유행과 문화적 특징을 파악하는 것을 넘어, 그들이 성장한 시대적 환경과 삶의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렌드는 답이 아니라 증상"이라며 "사회적 현상과 문화는 그 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무엇을 두려워하며, 무엇을 갈망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서"라고 설명했다. 특히 "Z세대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자신만의 성공 기준과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으며, 알파세대는 AI와 개인화된 디지털 환경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은주 전도전략 팀장은 "AI 시대에 기술의 편리함이 커질수록 인간적인 경험과 진정성 있는 관계에 대한 갈망도 커지고 있다"며 "직접 만들고 경험하는 활동, 사람의 손길과 수고가 담긴 결과물, 누군가 자신을 위해 시간을 내어주는 관계 등이 기술로 대체하기 어려운 가치를 지닌다"고 밝혔다. 또한 "불안과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시대에 다음세대는 MBTI와 자기 이해 활동, 웰니스와 자기 관리 등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삶의 안정감을 찾으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두 사람은 "다음세대가 공동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소속 자체보다 그 안에서 경험하는 관계의 질과 정서적 안전감, 진정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을 존중하면서도 서로 신뢰하고 지속적으로 연결되는 공동체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다음세대를 이해하는 일은 세대별 특징을 규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그들이 품고 있는 질문과 삶의 필요에 귀 기울이는 데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언약 선교사(미래세대선교회)는 '한국교회 청년 선교 동원 현안과 과제 및 제언'을 통해 한국교회 해외선교가 선교사 고령화와 청년 장기선교사 감소라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2024년 한국 선교 현황에서 한국 국적 장기선교사 21,621명의 평균 연령은 53.9세이며, 50대 이상이 69.25%를 차지하는 반면 20대는 0.46%, 30대는 6.05%에 그쳤다. 반면 1년 미만 단기선교 참가자 가운데 20대는 69.8%, 30대 이하는 87.2%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 선교사는 "청년들의 선교 관심이 사라진 결과라기보다 단기선교와 교육 참여가 장기적인 소명 형성과 파송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구조적 공백이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 선교 동원을 일회성 선교대회나 비전트립 중심에서 장기적인 형성 과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이를 위해 선교를 접하는 노출(Exposure)부터 현장 경험(Experience), 멘토링(Mentoring), 소명 분별(Discernment), 훈련과 형성(Formation), 인턴십(Internship), 파송(Sending), 지속 돌봄(Continuing Care)으로 이어지는 8단계 파이프라인을 제시했다. 특히 단기선교 이후 최소 6개월간 후속 멘토링을 제공하고, 현역 또는 은퇴 선교사와 지역교회 지도자가 함께 청년의 소명과 진로에 동행하는 체계를 강조했다. 장기주재 선교뿐 아니라 전문인·디지털·비거주 선교와 국내 이주민 사역 등 다양한 참여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지역교회와 선교단체가 청년 선교사를 공동으로 양성하고 책임지는 협력 생태계 구축을 제안했다. 지역교회는 청년의 신앙과 인격, 공동체성을 살피고, 선교단체는 타문화 훈련과 현장 배치, 위기관리 등 전문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김 선교사는 "청년 선교의 과제가 단순히 더 많은 인원을 동원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소명으로, 경험을 형성으로, 형성을 파송으로 연결하는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기억하다', '발언하다', '연결하다'로 이어지는 세션을 통해 선배들의 열정과 영적 유산을 전수하고, 다음세대의 현장 이야기를 듣는 한편 세대가 함께 새로운 선교의 길을 모색하도록 구성됐다. 한선지포는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 베스트웨스턴 제주 호텔에서 글로벌 역량과 다문화적 감수성을 갖춘 선교사 자녀(MK)와 제3문화 아이들(TCK)을 대상으로 하는 'MK·TCK 중심 다음세대 리더십 모임'을 개최하고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