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기독교인들의 신앙과 삶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한편으론 '아날로그 영성'을 추구하는 흐름도 점점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교회 트렌드 2027'을 발간한 목회데이터연구소(이하 목데연)는 6일, 이 책에서 제시한 내년 한국교회 10가지 트렌드를 하나씩 소개했다. 그 중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프롬프트 크리스천'과 '아날로그 영성', 그리고 '리얼리즘 설교'다. 

먼저 '프롬프트 크리스천'이란 신앙적인 질문과 고민을 AI에게 먼저 묻고, 그 답변을 성경 말씀과 공동체 안에서 분별하는 기독교인을 의미한다. 관련 조사 결과에 따르면 AI에게 신앙 상담(궁금한 점이나 고민 등 질문)을 한 경험이 있는 성도는 전체 성도의 14%였고, 상담 경험자 중 80%는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렇게 AI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성도는 인간 사이의 '관계'와 '돌봄'을 더 원하고 있었다. AI 시대에 목회자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 1순위로 목회자(42%)와 성도(39%) 모두 'AI가 대체할 수 없는 관계적 목회(심방, 상담, 돌봄)'를 꼽은 것이다. 

목데연은 "성도가 '인간 존엄과 신앙 의미를 가르치는 능력'(31%)을 2위로 꼽은 것도 AI 시대일수록 목회자가 삶의 의미와 존재 가치를 제시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목데연은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콘텐츠가 신앙생활 깊숙이 들어오면서 신앙의 편리성이 높아지고, 신앙에 도움을 주는 콘텐츠는 풍족해졌지만, 성도들의 영성은 오히려 빈곤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느리더라도 깊은 묵상과 침묵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것, 몸을 사용해 영과 육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깊게 하는 것을 알려주는 '아날로그 영성'이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목회자들은 디지털 방식 신앙생활이 '신앙생활이 콘텐츠 소비처럼 변한다'(29%)는 데 가장 큰 우려를 표했다. 또한 '공동체 소속감이 약해지고'(21%), '실제 삶의 변화와 훈련으로 이어지기 어렵다'(19%)는 등 한계가 있다고 응답했다. 

목데연은 "결론적으로 디지털 중심의 신앙생활은 성도가 콘텐츠 소비 자체에 만족하게 만들고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신앙의 약화와 교회의 침체를 가져온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아날로그 영성 회복을 위한 교회의 역할로 목회자와 성도 모두 '현장예배의 깊이·집중도 강화'(목회자 67%, 성도 56%)와 '소그룹 활성화'(65%, 35%)를 1·2순위로 꼽았다. 

다만 차순위에서는 목회자가 '기도 훈련'(18%)과 '예전적 예배'(18%) 등 대내적 신앙 강화에 집중한 반면, 성도는 '이웃 봉사와 섬김'(29%)을 높게 응답했다. 목데연은 "아날로그 영성이 교회 내부를 넘어 이웃을 향한 현장 실천으로 확장되기를 바라는 성도들의 기대를 드러낸다"고 풀이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날 성도들은 성경을 깊이 해석하고 복음을 분명하게 전하면서도, 그 말씀(설교)이 자신의 실제 삶-불안과 상실, 인간관계 등-에 구체적으로 닿길 원한다"고 목데연은 전했다. 

목데연은 "이러한 흐름을 '구속적 리얼리즘'이라고 부른다. 복음을 깊게 전하되 삶에는 가깝게 다가가는 설교가 한국교회가 요구받는 새로운 설교 방향"이라고 했다. 

목회자는 주로 전하는 설교 주제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이어지는 설교'(66%)와 '삶의 방향과 도전, 결단을 제시하는 설교'(50%)를 각각 1·2위로 꼽았다.

반면 성도는 '마음에 위로와 힘을 주는 설교'(39%) 외에도 '복음으로 이어지는 설교'(37%), '결단을 제시해 주는 설교'(36%) 등 다양한 설교 주제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자가 지향하는 설교와 성도가 선호하는 설교 모두 1위는 '진솔하고 진정성 있는 설교'(목회자 45%, 성도 41%)였으며, 2위는 '공감과 위로가 느껴지는 설교'(23%, 30%)였다. 목데연은 "진정성이 담긴 말(설교)이 목회자와 성도 사이에 신뢰를 형성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교회 트렌드 2027'에 실린 조사 결과는 올해 5월부터 6월까지 담임목사, 기독교인, 이혼·재혼자, 청년부 사역자 등 한국교회와 관련된 6개 분야로 진행됐으며, 총 3,750명이 조사에 참여했다.